학급에서 문제행동 하는 학생 생활지도로 어려움 겪어
신림동 둘레길 사망 교사도 순직 인정…군산 초등교사는 불인정
"교권보호의 변곡점"…서울 서이초 교사, 순직 인정(종합2보)
지난해 근무하던 학교에서 숨진 채 발견된 뒤 '교권 회복'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서울 서이초 교사가 순직을 인정받았다.

출근 도중 서울 신림동 둘레길에서 폭행당해 숨진 초등교사에 대해서도 순직 신청이 받아들여졌다.

다만, 지난해 군산 지역 한 교량 인근 해상에서 숨진 채 발견된 교사에 대해서는 순직이 인정되지 않았다.

서이초 A교사의 유가족 측은 27일 일부 교육계 관계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순직이 인정됐음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 선생님들의 도움이 순직 인정에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며 "본인의 일처럼 생각해 나서주시고, 함께 눈비 맞아가며 울어주신 모든 일들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며 평생 가슴에 새기겠다"라고 덧붙였다.

전국의 교사들이 여러 차례 집회와 기자회견 등을 통해 교권침해에 대한 현실을 알리고 A교사의 순직 인정을 촉구해 온 점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족 측 대리인인 문유진 변호사는 "서이초 선생님에 대한 순직 인정은 우리 사회의 시스템 변화, 교육환경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인식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고, 24살 꽃다운 나이의 죽음에 대해 우리 어른들이 사회적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순직 인정은) 선생님 사망의 책임이 개인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도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라며 "(순직 인정은) 문제교육환경의 변화를 끌어낸 '교권보호의 변곡점'이 되어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교사는 지난해 7월 18일 학교 안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숨진 채 발견됐다.

고인은 숨지기 직전 학생 간 다툼을 중재하는 과정에서 학부모 민원으로 어려움을 겪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은 합동조사를 벌여 A교사가 학급에서 문제행동을 하는 학생의 생활지도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막말을 하거나 가위질을 하다가 난동을 부리는 학생들 때문에 A교사가 힘들어했다는 것이다.

유족 측도 학생들의 문제행동이 담긴 짧은 영상들을 최근 순직 심사 과정에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조사 결과 학부모의 지속적 괴롭힘이나 폭언·폭행, 협박 등과 같은 범죄 혐의점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결론지었다.

A교사 사망 이후 교사들은 자발적으로 대규모 집회를 열어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와 악성민원 등 '교권침해'에 시달리는 교사들의 현실을 지적하며 정부와 국회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교육계에서는 A교사의 49재일인 9월 4일을 '공교육 멈춤의 날'로 정했는데, 각지에서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연가·병가를 내거나 퇴근 후 추모 행사에 참석하면서 전국에서 추모가 이어졌다.

이후 정부는 교권보호 종합대책을 내놨고, 국회는 교사의 정당한 교육 활동을 보호하기 위한 '교권회복 5법'을 통과시켰다.

"교권보호의 변곡점"…서울 서이초 교사, 순직 인정(종합2보)
이와 별도로 인사혁신처는 지난해 8월 17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등산로에서 폭행당해 숨진 B교사에 대해서도 순직을 인정했다.

B교사는 출근길에 폭행당한 뒤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틀 뒤 숨졌다.

피의자 최윤종은 지난 달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다만, 인사혁신처는 전북 군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C교사에 대해서는 순직을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C교사는 지난해 9월 군산지역 한 교량 인근 해상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해경은 승용차 안에서 메모 형태의 유서를 수거했다.

유서에는 '모든 미래, 할 업무들이 다 두렵게 느껴진다', '개학하고 관리자 마주치며 더 심해진 것 같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