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이주환 컴투스 대표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5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이주환 컴투스 대표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력 검증이 된 개발자들이 차린 스튜디오에 게임사들이 잇따라 돈 보따리를 풀고 있다. 네오위즈, 크래프톤, 컴투스 등이 신생 게임사와 손을 잡은 데 이어 엔씨소프트도 포트폴리오를 넓히기 위한 투자처를 모색하고 있다.

컴투스, 에이버튼 MMORPG 공급 맡는다

컴투스는 신생 게임사인 에이버튼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해 이 회사가 개발 중인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의 공급 판권을 획득했다“고 지난 22일 발표했다. 올 초 이 회사를 차린 김대훤 에이버튼 대표는 2006년 넥슨에 합류해 메이플스토리의 해외 개발을 총괄했던 인물이다. 인기 게임인 ‘프라시아 전기’, ‘데이브 더 다이버’ 등의 개발도 이끌었다. 김 대표는 지난해 11월 넥슨 부사장 직에서 물러난 뒤 게임사를 새로 꾸리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텐센트, 엔씨소프트, 스마일게이트 등 업력이 굵직한 게임사들이 이 회사 지분 확보와 게임 공급 권한을 확보하기 위해 경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자의 구체적인 지분 투자 규모는 비공개다.

컴투스는 ‘서머너즈워’, ‘컴투스프로야구’ 등 자사 게임 개발에만 집중했던 전략을 바꿔 타사 IP를 적극 수혈하는 쪽으로 최근 사업 전략을 바꿨다. 이주환 컴투스 대표는 지난달 25일 진행한 미디어 행사에서 ”다양한 지식재산권(IP)을 지속 발굴해 컴투스에 ‘세계 최고 수준(톱 티어)의 공급사’라는 수식어가 붙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해외 게임사와도 협업 관계를 구축하려 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실력 검증 개발자에 게임사들 '러브콜'

중견 개발자가 차리는 게임사는 기존 게임사들이 앞다퉈 돈을 쏟는 투자처로 꼽힌다. 내부 역량에 의존하지 않고서도 외부에서 양질의 게임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네오위즈도 인기 게임 ‘위쳐 시리즈’와 ‘사이버펑크2077’의 개발자 4명이 차린 폴란드 블랭크게임 스튜디오에 지난해 11월 224억원을 투자했다.

크래프톤은 그 해 10월 게임사 바운더리 초기 투자에 참여했다. 바운더리는 2022년 모바일 RPG ‘언디셈버’를 만들었던 이들이 주축이다. 스마일게이트도 같은 달 컨트롤나인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컨트롤나인은 ‘세븐나이츠2’, ‘리니지M’ 등을 개발했던 이들이 차린 회사다.

엔씨소프트도 현금 1조5000여억원을 들고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소니 산하 콘텐츠 유통사인 소니 인터렉티브 엔터테인먼트와 협업 관계를 구축하기로 하면서 콘솔 게임 시장을 공략하겠단 뜻을 드러낸 상태다. 지난해 1월 엔터테인먼트 사업 부문 일부를 매각하고 M&A 전문가인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를 오는 3월 공동 대표로 선임하기로 한 것도 게임 사업 투자에 집중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개발자 임금 상승세가 꺾이고 모바일 게임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면서 신생 게임사 몸값에 거품이 걷힌 것도 투자자 입장에선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