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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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철강회사 US스틸 인수에 나선 일본제철과 관련해 미 행정부가 이 기업과 중국과의 관계를 조사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3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에서 자국 철강산업 보호를 이유로 인수 반대의견이 커지자 미국 정부가 나서서 중국산 철강 유입 가능성을 견제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행정부는 US스틸을 인수하겠다고 나선 일본제철과 중국 간 연계성을 우려해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미국 행정부가 자국 산업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현재 일본제철은 중국에서 9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제철의 중국 내 자산이 US스틸 인수 승인 심의를 하는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조사 대상이 될지는 불확실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향후 바이든이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고려할 수도 있다고도 블룸버그에 전했다. 미 행정부와 정치권은 철강 최대 생산국인 중국이 철강을 과잉생산해 자국 철강 산업을 위협한다고 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정책인 무역법 301조를 유지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8~2019년에 불공적 경쟁을 이유로 실시한 정책을 이어가며 중국 견제 전략을 유지했다.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철강업체인 일본제철은 149억달러(약 19조8319원)에 US스틸을 인수하겠다고 지난해 12월 밝혔으나 미국 내 정치권 및 노동계의 반대에 부딪히고 있는 상황이다. US스틸 인수가 미국 일자리를 위협하고 국가 안보에도 위협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백악관도 미국 철강생산에서 US스틸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해 일본제철 인수 거래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오는 11월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재선에 성공하면 US스틸 인수를 막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US스틸은 한때 미국 내 시가총액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미국 철강산업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일본제철은 올해 9월 인수 완료를 목표로 계획을 밀어붙일 전망이다. 회사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일본제철 전세계 생산 능력에서 중국 내 비율은 5% 미만을 차지할 정도로 매우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 내 사업은 미국을 포함해 중국 외 지역에서 사업 운영이나 사업 결정을 통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회사의 목표는 철강 시장에서 US스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주로 중국에서 발생하는 (철강) 업계의 과잉 생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