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피카드 맥쿼리운용 CIO "급등한 빅테크보단 저평가된 美소형주에 기회"
마켓인사이트 2월 19일 오후 3시 17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낮은 미국 소형주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존 피카드 맥쿼리자산운용 주식·멀티에셋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사진)는 1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2008년 금융위기 때도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형주가 대형주보다 더 좋은 성과를 냈다”며 이같이 말했다.

피카드 CIO는 UBS자산운용 등 글로벌 운용사에서 35년간 몸담은 투자전문가다. 그는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은 소형주와 의료, 유틸리티, 소비재 등 경기 방어주 위주로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라 급등한 빅테크 종목은 투자에 주의하라고 경고했다. 그는 “AI가 기업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미미하다”며 “AI 기업이 고평가된 만큼 밸류에이션이 재평가된 후 매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피카드 CIO는 올해 미국 경제가 경착륙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침체에 대비해 투자 전략을 짜야 한다고 했다. 그는 “통화정책이 실물경제에 파급되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린다”며 “미국 중앙은행(Fed)의 급격한 금리 인상 직후 경제가 연착륙하는 사례는 드물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차 세계대전 직후 금리 인상기는 모두 12번으로 그 가운데 경기가 연착륙에 성공한 것은 고작 네 번에 불과했다”며 “앞으로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은 만큼 냉정한 투자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피카드 CIO는 아시아 시장에선 일본 증시에 주목했다. 그는 “일본 경제가 디플레이션 수렁에서 빠져나오고 있다”며 “물가·임금이 나란히 뜀박질하면 소비자 씀씀이가 늘어나고 주식시장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시장과 경제 전반의 구조개혁에 성공하면서 금융 시스템 신뢰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한국 주식시장은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변동성을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피카드 CIO는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은 글로벌 경기와 무역 여건에 매우 민감하다”며 “투자 여건이 좋지는 않지만 글로벌 경기가 개선되면 한국 증시로 온기가 퍼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