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자만 출마' 홍콩 구의원 선거 반대 시위 계획한 선동 혐의
"中공산당 전복 메시지"…홍콩, 78세 민주활동가에 징역 9개월
홍콩 민주활동가 쿠씨이우(古思堯·78)씨가 작년 12월 홍콩 구의원 선거에 반대하는 시위를 계획한 선동 혐의로 16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홍콩프리프레스(HKFP)와 명보 등에 따르면 이날 홍콩 법원은 쿠씨에 대해 구의원 선거를 이틀 앞두고 카오룽의 선거사무소 앞에서 관을 이용한 시위를 벌일 계획을 세운 혐의로 징역 9개월을 선고했다.

경찰은 앞서 그의 주거지에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통치 원칙은 영안실로 보내졌다", "새로운 선거제는 당에 충성하는 자만의 출마를 허용한다"는 구호가 적힌 관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쿠씨가 해당 시위를 통해 새로운 선거제도에 대한 대중의 불만을 부추기고 홍콩과 중국 정부에 대한 증오를 조장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가 죽음을 상징하는 관과 이른바 '지옥의 돈'이라는 종이를 태우려던 행동은 중국 공산당 정권 전복의 메시지를 띠고 있다고 덧붙였다.

쿠씨는 이날 법정에서 자신의 행동은 민주주의와 자유를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항변하면서 "홍콩은 국가보안법으로 엄청난 재앙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말기 암 투병 중인 쿠씨는 앞서 2022년 7월에도 베이징 동계올림픽 반대 시위를 계획한 선동 혐의로 징역 9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2020년 6월 홍콩국가보안법 시행 후 선동 혐의로 두차례 징역형이 선고된 이는 쿠씨가 처음이라고 홍콩 언론은 설명했다.

작년 12월 10일 치러진 홍콩 구의원 선거는 중국이 '애국자'만 출마하도록 홍콩 선거제도를 개편한 후 처음으로 치러진 구의원 선거로, 친중 진영 후보만 출마한 가운데 역대 최저인 27.54%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