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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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석 달 만에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를 1.3%에서 0.9%로 하향 조정했다. 영국은 2개 분기 연속 경제성장률이 하락하며 기술적 침체에 빠졌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15일(현지시간) 발표한 '유럽 경제전망' 동계 보고서에서 올해 EU 27개국 경제성장률이 0.9%,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은 0.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11월 발표한 춘계 보고서에서 전망한 EU 1.3%, 유로존 1.2%에서 각각 0.4%포인트씩 내린 것이다.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EU 1.7%, 유로존은 1.5%로 예상했다. 집행위는 "작년 하반기 기술적 경기침체를 가까스로 피한 뒤 2024년 1분기 경제 전망이 여전히 약세"라고 설명했다. 예상보다 경기회복이 더딜 것이란 뜻이다.

다만 "올해 경제활동이 점진적으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면서 "인플레이션이 계속해서 누그러지고 실질임금 상승과 탄력적 노동시장 상황이 소비 반등을 뒷받침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말까지는 경제성장 속도가 안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집행위는 "지정학적 긴장이 장기화하고 중동분쟁이 더 확대될 위험"으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해 무역 차질로 인한 운송비 증가가 인플레이션에는 미미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추가적인 운송 차질로 공급 병목 현상에 따른 생산 중단과 가격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은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감소하며 기술적 경기 침체에 진입했다.

이날 영국 통계청은 GDP가 지난해 3분기-0.1% 성장에 이어 4분기 -0.3% 성장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1%)보다 0.2%포인트 더 떨어진 수치다.

통계청은 서비스(-0.2%)와 제조(-1.0%), 건설(-1.3%) 등 주요 분야의 생산량이 모두 하락한 게 마이너스 성장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소비 측면에서도 가계 지출(-0.1%)과 정부 소비(-0.3%) 모두 위축됐다.

다만 통계청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전체 GDP는 2022년 대비 0.1%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제러미 헌트 재무 장관은 GDP 결과 발표에 대해 "높은 물가 상승률은 성장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이라며 "저성장이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영국의 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4%로, 중앙은행인 잉글랜드 은행(BOE)의 목표치인 2%보다 여전히 높다.

헌트 장관은 "영국 경제가 고비를 넘기고 있다는 신호가 있다"며 "전망가들은 향후 몇 년간 성장이 강화하고 임금이 물가보다 빠르게 상승하며 주택담보 대출 금리가 하락하고 실업률이 낮게 유지될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고 기대했다.

영국 경제 전문가들도 현 상황을 비교적 가벼운 경기 침체로 보고 있다. '경제 및 비즈니스 센터'의 경제학자 크리스토퍼 브린은 BBC 방송에서 "이전의 경기 침체와 비교하면 이번 경기 침체는 매우 얕은 수준"이라며 "어쩌면 경기 침체의 끝일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