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AI 내러티브

오늘 美증시에서 알아야 할 3가지…파월·리프트·엔비디아 [나수지의 미나리]
14일(현지시간) 미국증시는 전일 발표된 1월 소비자물가지수, CPI 발표의 충격에서 소폭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다우지수는 0.40%, S&P500은 0.96%, 나스닥은 1.30% 오른 채 장을 마쳤습니다.이 날 시장의 회복에는 크게 두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첫번째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 기업들의 주가 상승세가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엔비디아는 이날도 2.46% 올랐습니다. 엔비디아는 이 날 종가 기준으로 구글의 시가총액을 넘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에 이어 미국 주식 시가총액 3위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반도체 설계 기업인 ARM도 지난주 실적 발표 이후 AI 관련 사업이 주목을 받으면서 5.35% 올랐습니다.

연준의 메시지 "1월 CPI 신경쓰지마"

오늘 美증시에서 알아야 할 3가지…파월·리프트·엔비디아 [나수지의 미나리]
전일 발표된 CPI 데이터가 연준의 결정을 뒤흔들만큼 결정적인 지표는 아니었다는 분석도 이 날 시장을 안도하게 만들었습니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어제 1월 CPI 데이터 발표 이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의 민주당 의원들과 비공개 회의를 열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파월 의장은 전일 CPI 지표가 예상했던 것과 일치한다며, 이보다는 오는 29일 발표되는 1월 개인소비지출, PCE 물가에서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날 미국 외교협회 주최 행사에 등장한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도 시장을 안심시킬만한 발언을 내놨습니다. 굴스비 총재는 “장기 인플레이션 지표는 여전히 긍정적”이라며 “1월 CPI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온 것에 실망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난달 CPI가 3%를 웃돌았지만, PCE로 측정한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연간 목표치인 2%대에서 움직이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내려오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한만큼 한 달 CPI가 예상보다 높은 것을 두고 흥분하면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인플레이션이 2%에 도달할 때 까지 금리인하를 시작하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너무 긴축적일 경우 노동시장을 망가트릴 위험이 커지다”고 설명했습니다. 굴스비 총재는 연준 내에서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분류됩니다. 그가 시장을 다독이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시장은 어제의 충격에서 일부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동반 급등한 우버, 리프트

오늘 美증시에서 알아야 할 3가지…파월·리프트·엔비디아 [나수지의 미나리]
이 날 미국 증시에서 상승세가 돋보였던 종목 중 하나는 리프트였습니다. 승차 공유 서비스 기업인 리프트는 이 날 35.12% 오른 채 장을 마쳤습니다. 리프트는 전일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했는데요, 여기서 작은 소동이 있엇습니다. 올해 조정순익 마진이 500bp, 즉 5%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는데, 알고보니 숫자 0을 추가로 잘못 기입한걸로 드러난겁니다. 회사의 실제 추정치는 50bp, 즉 0.5%P였습니다. 리프트 주가는 잘못 기입된 실적 전망치를 반영해 시간외 거래에서 60%까지 급등했다가, 실적발표 이후 컨퍼런스콜에서 회사가 수치를 정정하자 18%까지 상승폭을 줄였습니다.

하지만 수치 오류 외에 실적이 호조를 보이면서 주가는 다시 크게 오른 채 장을 마쳤는데요. 리프트는 4분기에 승객 운송이 전년동기대비 26% 늘어난 1억 9100만건을 달성하면서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4% 늘었고, 주당순이익은 18센트로 월가 예상치인 8센트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또 다른 승차공유 업체인 우버 역시 이 날 14.73% 오른 채 장을 마쳤습니다. 우버가 사상 처음으로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겠다는 구체적 계획을 내놨기 때문입니다. 우버는 이 날 70억달러 어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우버는 지난 4분기 실적발표에서 사상 처음으로 연간기준 흑자전환을 발표하면서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우버는 “이번 조치는 회사의 재무 상황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자사주 소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뉴욕 = 나수지 특파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