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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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추정치를 웃돌며 3%대에 머물렀다. 근원 CPI도 전달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물가상승률이 2%대로 진입할 것이라는 예상과 다른 지표가 나오면서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시점을 가늠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노동통계국은 1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3.1% 상승했다고 13일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추정치인 2.9%보다 높았다. 교통비(전월 대비 1.0%), 의료비(0.7%), 주거비(0.6%) 등의 상승폭이 컸다. 가격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기 대비 3.9% 상승했다. WSJ 추정치인 3.7%를 웃돌았다.

2022년 6월 정점(전년 대비 9.1%)을 찍은 미국 CPI 상승률은 이후 꾸준히 둔화해 지난해 6월 3%대로 떨어졌다. 8월과 9월 3%대 후반으로 올라갔지만 10월부터는 3%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둔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Fed 목표치인 2%를 훌쩍 웃돌아 조기 금리 인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근원물가도 전망치 상회…더 멀어진 美 금리 인하
Fed 목표 2%에 한참 못 미쳐, 美 국채 금리 급등…시장 요동

美 1월 CPI 3.1%↑…월가 추정치 웃돌아
물가가 잡히고 있다는 기대와 다른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에 시장이 요동쳤다.

13일 CPI 발표 이후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연 4.29%까지 치솟았다. 2년 만기 국채는 연 4.60%로 올랐다. 미국 증시 개장 전 나스닥 선물지수는 1.66% 하락했고 S&P500 선물지수도 1.05% 내려앉았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목표로 하는 ‘2% 인플레이션’에서 멀어지면서 Fed의 금리 인하 시점은 더 늦춰질 것으로 시장은 예상했다. 이미 제롬 파월 Fed 의장을 비롯해 Fed 간부들은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부인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 4일 미국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금리 인하에 신중을 기할 것이며 시장 예상보다 인하 폭이 작고 속도도 느릴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툴이 집계한 3월 0.25%포인트 금리 인하 확률은 6.5%로 전날(16%)보다 대폭 낮아졌다. 같은 수준의 5월 금리 인하 확률도 1주 전 55.4%에서 37.3%로 내려왔다. 오히려 금리를 동결한다는 의견은 1주 전 33.4%에서 이날 60.8%로 상승했다. 닐 버렐 프리미어 미톤인베스터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통신에 “모든 것이 예상보다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며 “Fed는 금리 인하와 관련해 견지해 온 입장이 정당하다고 느낄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조금씩 둔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코로나 팬데믹 이전보다 훨씬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노동부의 종합 소비자물가지수는 팬데믹이 시작되기 직전인 4년 전(2020년 1월)에 비해 지난 1월 19.3% 상승했다. 이에 비해 2020년 1월 직전 4년간 물가지수는 8.9% 상승했다.

얀 해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사람들은 물가의 변화보다는 수준에 더 주목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Fed가 기준금리를 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3월 20일 열린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