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13일 4·10 총선 공천 신청자에 대한 면접을 시작했다. 서울 중·성동을에 지원한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과 이혜훈 전 의원(가운데), 하태경 의원이 심사받고 있다.   김병언 기자
국민의힘이 13일 4·10 총선 공천 신청자에 대한 면접을 시작했다. 서울 중·성동을에 지원한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과 이혜훈 전 의원(가운데), 하태경 의원이 심사받고 있다. 김병언 기자
4·10 총선을 50여 일 앞두고 국민의힘의 공천 경쟁이 본격화됐다. 국민의힘은 13일 서울·광주·제주 지역 공천신청자를 대상으로 면접을 시작했다. 면접에서는 서울 핵심 지역 후보들의 지역구 재배치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국민의힘은 면접과 여론조사, 도덕성 등을 고려해 14일 1차 단수추천 지역구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역구 재배치’ 두고 팽팽한 기 싸움

국민의힘은 이날부터 오는 17일까지 지역구 출마를 희망하는 예비후보 전체를 대상으로 다대다 면접을 본다. 후보자 1인당 주어진 시간은 자기소개를 포함해 3분가량이다. 최종 후보자는 공천관리위원회가 면접(10%), 여론조사(40%), 도덕성(15%), 당 기여도(15%)를 합산해 결정한다.

면접에 참여한 예비후보자들에 따르면 공관위는 단독 신청 지역구의 경우 본선 경쟁력에 대해, 두 명 이상 신청한 지역구 면접에서는 선거 운동 방식 등 선거 전략과 지역 현안에 대해 질문했다. 광주 등 여당 열세 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경우 ‘수도권 등이 아니라 호남에 지원한 이유’ 등에 관해 묻기도 했다.

전·현직 의원들이 예비후보로 포진한 일부 지역에서 지역구 조정 의사를 묻는 질문이 나와 후보자 사이에서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3선의 하태경 의원,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혜훈 전 의원이 공천을 신청한 서울 중·성동을이 대표적이다. 면접 이후 하 의원은 “지역구 조정 의사가 있냐고 (공관위원들이) 물었는데 저는 남은 정치 인생을 중·성동을에 바치겠다고 했다”며 “절대 다른 곳에 갈 수 없다고 딱 잘라 답변했다”고 했다. 이 전 의원도 “공천을 제일 먼저 신청한 제가 조정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 전 장관은 “기본적인 논조 중 하나는 당의 승리에 이바지할 수 있는 선택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협조 의지가 있다”고 여지를 열어뒀다.

면접에 앞서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중·성동을을 포함해 서울 위주로 지역구 인력을 재배치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서울에 앞서 여당 열세 지역으로 분류되는 ‘낙동강 벨트’는 이미 중진 의원들이 재배치되고 있다.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의 3선 의원인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경남 김해을 지역구 출마를 선언했다. 서병수, 김태호 의원에 이어 세 번째다.

인요한 등판론 솔솔

정치권에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과 유승민 전 의원의 등판 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이다.

인 전 위원장의 경우 비례대표 출마 가능성을 비롯해 서울 서대문갑과 종로 출마 등의 선택지가 거론됐다. “출마 의사가 없다”는 것이 인 위원장의 입장이지만 정 위원장은 “당사로 (인 전 위원장을 데려와) 도시락 미팅이라도 해볼까 생각 중”이라며 재차 설득에 나설 뜻을 밝혔다.

당내에서 수도권 출마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유 전 의원에 대해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선을 그었다. 한 위원장은 이날 ‘다양한 생각을 가진 많은 분을 공천하겠다고 했는데 윤석열 정부를 향해 쓴소리하는 유 전 의원 등도 포함되냐’는 기자의 질문에 “누굴 특정해서 말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포용도 최소한의 기강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쓴소리도 발전을 위한 쓴소리가 있고 그렇지 않은 감정적인 쓴소리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