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3세 암 진단에도 두 아들 사이 '냉랭'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암 진단을 받자 해리 왕자가 영국을 방문했지만 형인 윌리엄 왕세자와 만나지 않은 채 미국으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7일(현지시간) AP통신과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해리 왕자는 영국 런던을 방문한 지 약 24시간 만에 다시 미국으로 갔다.

전날 영국에 온 해리 왕자는 국왕의 머무는 런던 클래런스 하우스에서 약 30∼40분간 아버지를 만났다. 해리 왕자가 형을 만날지 관심이 쏠렸으나, 왕실 관계자들은 두 사람은 만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해리 왕자는 왕실 거처가 아닌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형제는 2020년 해리 왕자가 부인 메건 마클과 함께 왕실을 떠나면서 사이가 나빠졌다. 해리 왕자는 2022년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에서 윌리엄 왕세자의 공보실이 메건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를 퍼뜨려 불화가 깊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1월 발간한 자서전 '스페어'에서도 아버지와 형을 비난해 형제의 사이가 더욱 멀어졌다. 같은 해 5월 아버지의 대관식 참석 당시에도 해리 왕자는 윌리엄 왕세자보다 두 줄 뒤에 자리를 배정 받았다.

왕실 전기 작가인 샐리 베델 스미스는 "찰스 3세는 가족(관계)을 회복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갖고 있는 듯 하다"면서도 왕실 내부의 균열이 치유되려면 일회성 방문 이상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저녁 윌리엄 왕세자는 자신이 후원하는 런던의 에어 앰뷸런스 자선단체 기금 모금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AP는 "이날 두 형제의 모습은 '의무를 다하는(dutiful) 윌리엄과 떠나버리는(flyaway) 해리'의 모습을 비추는 영국 대중매체의 소재거리가 됐다"며 "두 사람은 감정적·물리적으로 대양을 사이에 둔 거리만큼 멀고, 찰스 3세를 만나기 위한 해리 왕자의 방문은 윌리엄 왕세자와의 화해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