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특별한 시간" 설 앞둔 광주버스터미널 분주
"가족과 보내는 시간 때문에 명절이 특별한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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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를 하루 앞둔 8일 광주 서구 유스퀘어 종합버스터미널과 KTX 광주송정역 등에는 고향을 찾아오거나 시골 부모님을 뵈러 가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고속버스터미널 승차장에서는 저마다 보자기에 싼 선물 꾸러미를 손에 들거나 커다란 짐가방을 끌고 출발 시간에 맞춰 종종걸음을 옮겼다.

할머니 댁을 방문했다는 서형식(30) 씨는 "중국에서 학교에 다녀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할머니를 만나러 왔다"며 "이렇게 얼굴 뵙고 인사드리니 이제 한국에 온 것 같은 실감이 난다"고 말했다.

매표소는 직원을 대신해 무인 발권기가 손님들을 맞이했다.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은 발권기 화면을 한참을 들여다보다 결국 주변 도움을 받고서야 겨우 발권할 수 있었다.

"가족과 특별한 시간" 설 앞둔 광주버스터미널 분주
하차장에서는 반가운 모습이 연출됐다.

목을 빼꼼히 내밀고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던 한 아버지는 딸의 모습을 발견하자마자 한달음에 달려가 무거운 짐가방을 들어주기도 했다.

서울에서 부모님을 뵙기 위해 광주를 찾은 김세미(38) 자매는 "명절은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게 좋을 것 같아 서둘러 준비해 내려왔다"며 "음식도 같이 해 먹고 오붓하게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터미널 승강장 한쪽에는 고속버스에 실어 보낼 화물이 가득 쌓여있기도 했다.

대부분 지역 특산물이나 음식물로 타향살이 자녀를 걱정하는 부모 마음이 가득 담겨있는 듯했다.

딸 집에 왔다가 돌아간다는 이형실(65)씨는 "딸이 출산하기도 했고, 연휴에는 차가 많이 막혀서 미리 딸네 집에 왔다"며 "설날 같이 지내지 못해 아쉽긴 하지만 이렇게라도 얼굴을 보고 가니 좋다"고 말했다.

한쪽에서는 장애인들의 시외버스 교통수단 마련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인단체들은 '장애인도 명절에 고속버스 타고 고향에 가고 싶다'며 고속버스에 휠체어 리프트를 설치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귀성객이 출발 시간을 기다리는 플랫폼을 한 바퀴 돌며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외치기도 했다.

이들은 "설과 추석에 고향 가는 버스 좀 타자는 게 무리한 요구냐"며 "탈 수 있는 버스가 없어 고향에 못 가는 사람이 없도록 시민이 함께 목소리를 보태달라"고 호소했다.

"가족과 특별한 시간" 설 앞둔 광주버스터미널 분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