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액 128만원 작년보다 20% 가까이 줄어…"세뱃돈 부담돼 고향가기 두려워" SNS 글도
경제 부진 그늘…中사무직들, 춘제 앞두고 보너스 줄어 '울상'
중국 사무직 노동자들이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앞두고 받는 연말 보너스가 줄어 울상짓고 있다고 중국 영자지 차이나데일리가 6일 보도했다.

중국의 온라인 채용 사이트 자오핀이 베이징과 상하이 등 사무직 노동자 약 5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2%만이 연말 보너스를 받을 것이 확실하다고 답했다.

앞선 해보다 6.7%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보너스를 받을지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39.4%였고, 13.8%는 한 푼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응답자들이 예상한 보너스 평균은 6천950위안(약 128만원)으로, 전년보다 18%(1천478위안) 줄었다.

업종별로는 완성차 제조업체 직원들이 가장 많이 받을 것으로 조사됐고, 통신 등 첨단 산업 분야의 상여금도 넉넉할 것으로 기대됐다.

보너스가 줄어든 것은 경제 부진 속에 중국 기업들의 실적과 전망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자오핀의 리창 부사장은 "한해 이익이 늘면 기업들이 일부를 떼어 내 사원들에게 나눠주지만, 실적이 나쁘면 연말 보너스를 줄이거나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베이징의 직장인 장웨(29) 씨는 "예전에는 보너스로 새해 월세를 충당했는데, 이번에 약 30%나 삭감돼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중국 사무직들은 작년 봉급이 줄어든 데 이어 상여까지 축소돼 우울한 새해를 맞고 있다.

자오핀의 지난달 별도 조사에 따르면 중국 사무직의 약 32%가 작년 임금이 내려갔다고 답해 2018년 이후 가장 높았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약 19%는 변동이 없다고, 44%는 인상됐다고 응답했다.

중국 고용주들이 임금 인상을 꺼리는 점은 디플레이션(deflation·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장기화 우려를 낳고 있다.

작년 12월 기준 중국의 소비자 물가는 3개월 연속 하락해 2009년 이후 가장 길었다.

디플레이션은 개인의 구매력을 높일 수는 있지만 경제 전반에 위협이 된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주식도 반 토막이 난 상황에서 춘제 때 조카 등 친척들에게 나눠주는 훙바오(紅包·세뱃돈)가 부담된다며 고향 가기가 두렵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