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내부는 아쉬움·안도 교차…"최대 선사 위상 맞는 매각 이뤄져야"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옛 현대상선) 매각 협상이 최종 불발된 것과 관련, 해운업계는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재매각을 통해 HMM의 경영정상화가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HMM보다 자산 규모가 작은 하림이 인수대상자로 선정되며 우려가 나오기도 했던 만큼 향후 자금 동원력이 풍부한 대기업 등이 인수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하림 HMM 인수 불발에 해운업계 "아쉽지만 신중하게 재매각해야"
7일 업계에 따르면 매각 측인 한국산업은행, 한국해양진흥공사와 팬오션-JKL파트너스 컨소시엄 간의 주주 간 계약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HMM 내부에서는 아쉬워하면서 안도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인수를 통해 빠른 경영정상화에 나설 수 있었다는 기대도 있었지만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하림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HMM을 비롯한 해운업계에서는 자금력이 취약한 상황에서 덩치가 큰 기업을 인수하게 되면 인수기업과 피인수기업 모두가 위험해지는 '승자의 저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해서 나왔다.

HMM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경영정상화를 위해 매각이 빠르게 진행되길 바랐지만, 하림그룹의 규모나 자금동원력 때문에 불안한 마음도 있었다"며 "하루빨리 주인 있는 회사가 돼 국내 유일의 대형 선사로서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해운업계도 아쉬움을 표하며 이번 인수 불발을 계기로 HMM의 경쟁력을 강화할 매각 방안이 나와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특히 해운업 불황이 닥치고 HMM이 소속된 해운 동맹 '디얼라이언스'에서 독일 하파그로이드가 빠지는 등 급변한 영업환경을 고려해 이전보다는 신중하게 매각을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HMM이 보유한 10조원 넘는 유보금(현금자산)이 해운산업 발전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도록 자금동원력이 풍부한 기업이 HMM 인수에 나서야 한다는 시각도 있었다.

양창호 한국해운협회 상근부회장은 "현재 HMM이 직면한 대내외적인 환경변화에 집중한 매각 절차가 진행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번 매각 불발이 회사 경쟁력을 키우는 계기가 돼야지 (논의가) 헛돌아 회사의 방향이 불분명해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HMM은 우리나라 유일의 원양 해운선사이고, 범국민적으로 키워놓은 회사"라며 "거기에 걸맞게 (매각이 진행돼) 위상이 튼튼한 회사로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