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18㎝ 쌓이기도…고속도로·활주로 폐쇄되고 열차 서행
보건 당국 "대규모 이동, 호흡기질환 전파 가속하기 쉬워"
中 춘제 앞두고 폭설로 교통대란…호흡기질환 확산 우려도
중국 일부 지역에서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10~17일)를 앞두고 폭설로 교통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춘제 전후로 역대 최대 규모인 연인원 90억명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호흡기 질환 확산 우려도 커지고 있다.

5일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후베이(湖北)와 후난(湖南), 안후이(安徽)성 등 중국 중동부 지역에 최근 많은 눈이 내려 교통이 마비됐다.

후베이 첸장(潛江), 잉청(應城) 등지에는 최대 18㎝의 눈이 쌓였다.

안후이성은 4일 오전 눈과 영하의 날씨로 95곳이 넘는 고속도로 요금소에서 차량 진입을 막았다.

이에 따라 춘제 특별 운송 기간인 춘윈(春運·1월26일~3월5일)임에도 불구하고 여행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또 후베이성의 성도 우한(武漢) 톈허(天河) 국제공항의 활주로 2개는 지난 3일 저녁 잠정 폐쇄되기도 했다.

24시간 넘게 여객기가 연착된 가운데 2시간 반 밖에 잠을 자지 못한 한 여성 승객이 공항 바닥에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모습이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지기도 했다.

우한의 열차 141편도 4일 폭설과 강추위로 운행이 중단됐다.

철도 당국은 직원 약 3천명을 투입해 선로 전환기에 쌓인 눈을 치웠다.

후난성의 경우, 안전 우려로 3일부터 이날까지 사흘간 충칭-샤먼 등 열차 노선의 최고속도를 제한했다.

지난 1일 허난성 주마뎬(駐馬店)시에서는 폭설 때문에 결혼식 피로연이 돼지우리에서 치러지는 진풍경도 SNS에서 화제가 됐다.

혼주가 굵은 눈발이 날리는 야외보다 돼지우리가 하객들을 모시기에 더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中 춘제 앞두고 폭설로 교통대란…호흡기질환 확산 우려도
돈사는 돼지를 키우지 않은 지 오래돼 깨끗하게 청소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중국 네티즌들은 "혼주의 배려를 보여주는 것"과 "돼지우리에서 피로연이라니 흉하다"는 의견으로 갈렸다.

후베이와 안후이성 남부, 후난성 북부, 충칭시 남부 등 지역에는 7일까지 눈이 계속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춘제 전후로 사상 최대 규모의 여행객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코로나19 등 호흡기 질환 확산 우려에 대한 경고음도 높아지고 있다.

미펑(米鋒)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대변인은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인구의 대규모 이동과 모임은 호흡기 질환의 전파를 가속하기 쉽다"고 강조했다.

미 대변인은 "전문가들은 이달 여러 호흡기 질환이 돌아가며 또는 동시에 유행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작년 12월 초 단기 정점을 찍은 중국의 급성 호흡기 질환 환자 수는 감소세를 보이다 같은 달 말 소폭 반등한 이후 최근 3주 연속 줄었다.

코로나19의 경우 현재 중국 본토에서는 JN.1 변이가 우세종이 된 상황이다.

중국 보건 당국은 지난달 중순에도 호흡기 질환 확산 가능성을 경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