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성 규범이라 강제하기 어려워…기업 스스로 인식해야"
기업거버넌스포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최소 3년 추진해야"
"일본은 경제성장률이 1%도 안 나오는데 어떻게 이게 될까요.

경제성장과 이익, 주가의 방향성은 같지만 일대일의 관계는 아닙니다.

일본 기업은 자본 효울성 제고와 기업 거버넌스 개선을 통해 지난 몇년간 주주가치에 집중해왔습니다.

"
이남우 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연세대 겸임교수)은 5일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총주주수익률(TRS·배당수익을 포함한 주주 수익률)은 지난 3년간 연 -2%에 불과했지만 일본은 12%에 달한다고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일본 기업이 어마어마하게 변하고 있다며 개혁의 중심에는 야마지 히로미 도쿄증권거래소 최고경영자(CEO)가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강하게 요구해온 것이 밑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포럼에 따르면 야마지 CEO는 일본 기업에 메시지를 보내 독립된 이사회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이유를 분석해 구체적인 개선책을 발표하고, 개선 상황을 정기적으로 공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회장은 이달 안으로 금융당국이 발표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이 프로그램을 최소 3년 이상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기재할 게 아니라 별도의 독립된 보고서가 필요하고, 개별 상장사 기업설명(IR) 홈페이지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업로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의 시행 주체는 경영진이 아니라 이사회임을 명확히 하고, 상장사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한 뒤 진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공시하며 주주들과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밸류업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상장사와 그렇지 않은 상장사의 리스트를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업거버넌스포럼은 이사회 중심으로 주주를 위한 정책을 펼치면 현대차와 삼성전자, LG화학, KB금융 등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상장사들의 주가는 50∼120% 상승할 수 있다고 봤다.

이 회장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강제성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에는 "연성 규범이기 때문에 강제에 의할 순 없다고 본다"며 "기업들이 스스로 인식하고 이사회 구성원들이 먼저 토론을 시작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포럼 회원인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는 "외국인 투자자는 일본 기업의 성과에 대해 열광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한국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인데 변화에 초점을 맞춰 (한국증시를 떠나는) 젊은이들도 다시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