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드론 공습으로 불타고 있는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한 공장 / 사진=Reuters
러시아의 드론 공습으로 불타고 있는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한 공장 / 사진=Reuters
러시아 군수 기업의 각종 군사 장비에 제조에 사용된 공작기계를 대만 기업이 판매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미사일과 드론 등을 만드는데 필수적인 자재의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1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모스크바에 본사를 둔 수입 업체 아이머신테크놀로지는 지난해 1월부터 대만으로부터 2000만달러 이상의 CNC공작기계를 수입했다. 컴퓨터로 제어되는 CNC공작기계는 각종 금속 부품의 정밀 가공에 쓰인다. 이 같은 사실은 WP가 입수한 무역 기록과 러시아 세금 문서를 통해 드러났다. 대만으로부터 직접 수입한 물량 외에도 터키와 중국 등을 통해 대만산 기계도 적지 않았다.

러시아 아이머신이 작년 1~7월 수입한 물량은 전부 대만산 기계였다. 이들 기계류는 공격용 드론의 대량 생산에 투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의 침공 위협을 받는 미국의 전략적인 파트너인 대만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지면서 서방 국가 관계자들의 실망감도 상당할 전망이다. WP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에 대한 대응은 서방이 중국의 대만 침공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대만 정부도 러시아 제재에 참여했기 때문에 대만 기업의 수출이 국내법으로 불법일 수 있다. 그러나 법을 교묘하게 우회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