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회의 요약본 공개…"정책수정 전제로 논의" 분석도
'마이너스 금리' 日, 출구논의 본격화?…금융정책회의 기류 변화
"2%의 물가안정 목표 실현을 내다볼 수 있는 상황이 됐다"
"경제·물가 흐름이 전체적으로 개선 경향에 있어 마이너스 금리 해제를 포함한 정책 수정 요건은 충족됐다고 생각된다"
"노토반도 지진의 영향을 향후 1∼2개월 추적해 거시경제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면 금융 정상화가 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물가 안정 목표 달성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에 출구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할 필요가 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31일 공개한 '1월 금융정책결정회의의 주요 의견'에 담긴 문구들이다.

회의 참석자들이 본인 발언을 요약한 뒤 우에다 가즈오 총재의 가감 등 편집을 거쳐 공개한 문서다.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해당하는 통화정책 최고 의사결정 기구로, 의사록은 약 10년 뒤에 공개되지만 발언자 본인과 총재의 요약 및 확인 절차를 거쳐 요약본을 발표한다.

이번 문서에는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의 전환 방식 등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도 들어있다.

"어떤 순서로 정책 변경을 할지는 경제·물가·금융 정세에 달렸지만 부작용이 큰 것부터 수정하는 것이 기본이다", "강한 금융완화부터 조정을 검토해나갈 중요한 국면이다", "상장지수펀드(ETF)나 리츠 매입은 2% 목표 실현을 전망할 수 있게 되면 그만두는 게 자연스럽다" 등이다.

일본은행은 자국 경제가 1990년대 거품이 터지고 장기불황에 빠지자 금리 인하에 나서 2016년 1월에는 단기 정책금리(당좌예금 정책잔고 금리)를 -0.1%로 낮추고 ETF까지 매입하는 질적·양적 완화 정책을 도입했다.

이번 문서에 실린 내용은 그동안 금융정책결정회의의 기류와는 크게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NHK는 이 문서를 기사화하면서 '대규모 금융완화정책 전환에 긍정적 발언 잇따라'라고 제목을 달았고 요미우리신문은 '대규모 금융완화정책의 출구 논의 확대'라고 평가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정책 변경을 염두에 둔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며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해제에 나서면 17년 만의 금리 인상이 된다"고 전했다.

BNP파리바증권 관계자는 "신중한 의견이 거의 사라지고 정책 수정을 전제로 ETF 등 구체적인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닛케이에 말했다.

일본은행은 지난 22∼23일 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는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우에다 총재는 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임금 상승을 수반하는 형태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로 안정시키는 일본은행 목표에 대해 "실현할 확실성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면서 긍정적인 발언을 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