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부터 노후주택 비율이 60%만 돼도 재개발 사업을 할 수 있게 된다. 발코니가 딸린 오피스텔이나 ‘투룸’ 형태의 소형 도시형생활주택을 짓는 것도 가능해진다.

▶본지 1월 11일자 A1, 3면 참조

3월 말부터 노후주택 비율 60%만 돼도 재개발
국토교통부는 ‘1·10 부동산대책’의 후속 조치로 11개의 시행령 및 행정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다고 30일 발표했다. 당초 오는 4월 개정을 완료할 예정이었는데, 시행 시기를 3월 말로 앞당겼다.

지금은 30년 이상 건축물이 전체의 3분의 2를 넘어야 재개발이나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이 가능하다. 앞으로 노후도 요건이 60%(재정비촉진지구는 50%)로 완화된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폭 4m 이상 도로가 사업구역을 통과해도 추진할 수 있다. 길 반대편도 사업구역에 넣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소형 주택의 건축 규제도 완화한다. 현재 도시형생활주택은 전용면적 30㎡ 미만일 경우 모든 가구를 원룸형으로 구성해야 한다. 전용 30~60㎡는 전체 가구의 절반까지만 침실 3개 이하를 설치할 수 있고, 나머지는 원룸으로 지어야 한다. 이런 방 제한 규제를 철폐해 전용 30㎡ 미만이라도 1.5룸이나 2룸으로 구성할 수 있도록 했다.

도시형생활주택 사업자는 주차장 부지를 마련하는 데 적잖은 애를 먹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 공유차량 전용 주차장을 설치하면 3.5대의 주차면수를 확보한 걸로 간주하는 식으로 도시형생활주택 공급을 늘릴 방침이다. 오피스텔 발코니 설치도 허용한다.

공공임대주택과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의 용적률 상한도 높인다. 예컨대 서울시 3종 일반주거지역 기준 용적률 상한이 기존 300%에서 360%로 높아지게 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를 통해 여건에 맞게 임대주택 인센티브를 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10일 ‘신도시 리츠(부동산투자회사)’를 도입해 신도시 조성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다양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투자기관도 늘린다. 공공주택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관에 국민연금공단과 한국주택금융공사를 추가하기로 했다.

후보지 발표 이후 보상 절차가 지연돼 공공택지 사업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수도권 3기 신도시인 광명시흥지구가 대표적이다. 국토부는 이에 공공주택지구 지정·고시 후 사업시행자가 120일 이내 현장조사에 착수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으로 제도를 개선한다. 현재는 착수 시기 등에 대한 규정이 따로 없다.

전세사기 피해자를 신속하게 구제하기 위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피해 주택을 감정가로 협의 매수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경·공매는 긴 시간(1~2년)이 소요될뿐더러 비아파트의 경우 유찰이 거듭돼 세입자가 가져가는 돈이 얼마 안 되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