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공역급행철도(GTX)-C노선 착공 기념식 모습. 사진=한경DB
수도권 공역급행철도(GTX)-C노선 착공 기념식 모습. 사진=한경DB
정부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B·C노선을 각각 평택, 춘천, 아산, 동두천까지 연장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연장이 추진되는 지역에 있는 부동산 공인 중개 관계자는 "소식이 전해진 후 지역 내에서도 어떤 동이, 어떤 단지가 유리할지 등을 두고 수혜지를 찾는 움직임이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서울 지하철 1호선 동두천중앙역 인근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25일 "GTX-C 노선이 동두천까지 연장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GTX 역이 어떤 역에 들어설지 가늠하는 움직임이 많아졌다”며 “동두천중앙역과 동두천역이 계속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동두천중앙역보다는 동두천역에 차고지가 있어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우세한 상황"이라면서 "자세한 내용은 정부의 발표가 나와야 알 수 있겠지만 수혜지를 찾느라 바쁜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정차역 두고 열띤 토론…"거래 늘어날 것"

동두천 지행동에 있는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동두천중앙역이든 동두천역이든 일단 아파트 단지가 가장 많은 곳은 지행역 인근"이라면서 "동두천 자체가 사실상 '교통'이 집값을 견인하는 곳이기 때문에 일대에서도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충남 아산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지하철 1호선 아산역 인근에 있는 C 공인 중개 대표는 "정차역이 아산역이 될지 신창역이 될지를 두고 지역 단체채팅방 등에서 열띤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GTX 호재와 별개로 아산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 화성시 동탄역에서 GTX-A 초도차량이 시운전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경기 화성시 동탄역에서 GTX-A 초도차량이 시운전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교통 호재로 거래가 늘어나길 기대하는 분위기도 컸다. 지행동에 있는 D 공인 중개 관계자는 "발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문의 전화가 온다"며 "향후 집주인이 호가를 올리거나 매물을 거두는 등의 상황은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유가 된다면 계약금을 미리 걸어놓고 나중에 상황을 봐서 다시 회수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투자를 권유하기도 했다.

평택 지제동에 있는 E 공인 중개 관계자도 "GTX 등 정부가 호재를 발표하면 단지 별로 몇 건씩 거래가 이뤄지기도 한다"며 "아직은 문의 전화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조만간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세부 계획은 빠져…"반짝 관심 그칠 수도"

다만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연장하겠다고 발표는 했지만, 구체적인 시기나 계획 등이 전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춘선 춘천역 인근 F 공인 중개 관계자는 "말 그대로 계획을 내놨을 뿐이지 당장 연장되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면서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부진하기 때문에 잠깐 들썩이다 다시 조용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아산역 인근 G 공인 중개 관계자 역시 "아직은 발표된 게 아무것도 없다"면서 "투자 가치가 큰 호재였으면 정부 발표가 나기도 전 투자자들이 먼저 와서 매물을 보고 갔을 텐데 이번엔 큰 반응이 없었다"고 말했다.
"일단 계약금 먼저 거세요"…GTX 연장 소식에 벌써 '들썩'
한편 국토교통부는 이날 GTX A·B·C 노선의 연장 계획을 공개했다. GTX-A는 동탄에서 평택시까지 20.9km 구간을, GTX-B는 마석에서 가평군을 거쳐 춘천시까지 55.7km 구간을 각각 연장한다.

GTX-C는 기존 노선의 위·아래쪽을 모두 연장한다. 위쪽은 덕정에서 동두천시까지 9.6km 구간을, 아래쪽은 수원에서 화성, 오산, 평택, 천안을 거쳐 충남 아산까지 59.9km 구간을 연장할 예정이다. 정부는 노선 연장에 대해 지자체 비용부담 방식으로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해당 지자체들과 합의가 이루어지면 현 정부 임기 내 착공을 추진하겠다는 목표다.

이와 함께 오는 3월 GTX-A노선의 수서~동탄 구간 개통을 시작으로 2028~2030년 GTX-A(파주 운정~동탄), GTX-B(인천대입구~마석), GTX-C(양주 덕정~수원) 노선의 완전 개통을 목표하는 전략을 발표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