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LA 그랜드파크에서 지난 19일(현지시간) LA타임스 노조 조합원들이 정리해고와 직무 재배치에 항의하며 일일 파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AFP
미국 LA 그랜드파크에서 지난 19일(현지시간) LA타임스 노조 조합원들이 정리해고와 직무 재배치에 항의하며 일일 파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AFP
미국 근로자 중 노동조합 가입자의 비율이 1983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낮아져 간신히 두 자릿수를 유지했다. 지난해 GM과 유나이티드 항공, UPS 등 많은 기업 노조가 파업해 임금을 끌어올렸지만 조합원 확대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의 연례 노조 현황 보고에 따르면 미국 노동자 가운데 노조원 비율은 지난해 10%를 기록, 전년도에 비해 0.1%포인트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노동부가 집계를 시작한 198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의 노조 가입률은 1950년대에 30%이상으로 최고 수준을 기록한 뒤 수십년간 꾸준히 낮아졌다. 지난해 민간 부문은 사상 최저인 6%비율을 유지했고, 정부 부문은 32.5%로 전년도의 33.1%에서 떨어졌다.

지난해 노조 조합원의 수는 1440만명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전체 고용자 수 증가세를 따라가지 못했다. 흑인과 라틴계 근로자의 노조 가입자 수와 비율은 늘었지만, 백인과 아시아인 조합원들은 상당수가 노조를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물류, 할리우드 작가 등 다양한 분야의 근로자들이 지난해 적극적인 활동을 벌였고 조 바이든 대통령도 노동운동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 그럼에도 노조원 비율이 낮아진 것은 노조원과 비노조원의 임금 격차가 최근 빠르게 좁혀지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노조원의 평균 주급은 비노조원보다 30% 이상 많았으나, 작년에는 차이가 16%로 좁혀졌다. 2019년 이후 노조원의 임금은 평균 15.3% 올랐지만, 비노조 근로자의 임금 상승률은 22.2%에 달했다. 로이터통신은 “노조에 가입해 임금 협상을 하는 것보다 이직하면서 임금이 상승하는 경우가 더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