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의 조합원 수가 1년 새 22만 명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폐업 여부를 확인해 실체가 없는 노조를 목록에서 삭제하는 등 집계 방식을 바꾸면서 노조들이 관행적으로 부풀려온 조합원 수가 ‘민낯’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령 조합원 빼니…양대 노총 22만명 줄었다
23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2년 전국 노동조합 조직 현황’에 따르면 2022년 노동조합 조직률은 13.1%, 전체 조합원 수는 272만2000명이었다. 이는 전년에 비해 조직률은 1.1%포인트, 조합원은 21만1000명 줄어든 수치다. 전체 노동조합도 같은 기간 7105개에서 6005개로 1000개 이상 급감했다. 조합원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2009년 이후 13년 만이다. 조합원 수는 최저임금위원회,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 정부 위원회 구성과 정책 논의 과정에서 노조가 대표성을 갖는 근거가 된다.

한국노총은 조합원이 2021년 123만7000명에서 2022년 112만1000명으로 11만6000명 줄었다. 노조 수도 2701개에서 2325개로 13.9% 줄었다. 민주노총은 조합원이 121만1000명에서 109만9000명으로 감소했다. 노조 수는 381개에서 225개로 39.0% 급감했다. 제1노총의 지위는 한국노총이 3년 연속 이어갔다.

조합원 수 감소는 정부가 양대 노총의 신고에만 의존하던 기존 조사 방식을 바꾼 게 큰 영향을 미쳤다. 장기간 미활동 노조는 노동위의 의결을 거쳐 해산하고, 사업장 폐업 여부 등을 직접 확인해 실체가 없는 ‘유령 노조’는 목록에서 삭제했다. 해산된 미활동 노조는 41개에 조합원 1만8000명, 삭제된 유령 노조는 1478개에 조합원 8만1000명이었다.

민주노총 건설플랜트노조 조합원이 10만6000명에서 2만9000명으로 급감한 것도 조합원 수가 줄어든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노동계 관계자는 “지역 간 이동이 잦은 일용직 조합원을 중복 집계하는 관행이 있었는데 이번에 대거 정리됐다”고 설명했다. 한국노총은 8만 명 규모였던 건설산업노조가 위원장의 비위 행위로 인해 제명되면서 조합원 수가 줄었다.

사업장 규모별 조직률은 근로자 300명 이상 사업장이 36.9%, 100~299명 5.7%, 30~99명 1.3%, 30명 미만이 0.1%로 나타났다. 황보국 고용부 노동정책실장은 “미조직 근로자의 보호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