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진 기자
올해 내집마련이 목표인 분들은 이달 29일부터 신생아특례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름 그대로 아이를 낳으면 돈을 더 싸게 빌려준다는 건데요. 이 제도를 정리해봤습니다.
29일부터 시행…신생아특례대출 총정리 [흥청망청]
우선 누가 받을 수 있냐. 신생아특례니까 당연히 아이가 있어야죠. 그럼 저도 저희 부모님에겐 아이인데 저희집도 될까요? 아뇨, 2년 이내 태어난 아이여야 합니다. 그런데 발표자료에 보면 '2023년 1월 1일 출생아부터 적용'이라고 명시돼 있어요. 이번에 처음 출시하는 만큼 일단 기준시점을 2023년 1월 1일로 잡고, 앞으론 2년 이내 아이들까지 대상을 점점 늘린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이 대출프로그램은 한시적인 게 아니라 앞으로도 운영하겠다는 의미가 이 한 줄에 담겨 있는 겁니다.
29일부터 시행…신생아특례대출 총정리 [흥청망청]
혼인신고 안 한 사실혼 부부도 되고, 마음으로 낳은 아이가 있는 집도 됩니다. "곧 낳을 건데 지금 신청해도 되나요?". 태아는 아직 안 됩니다. 아이가 태어난 후 신청해야 합니다.

또 집을 살 분들에게 대출해주는 것인 만큼 당연히 무주택이어야 합니다. 1주택자는 대환대출만 가능합니다. 대환은 이 대출로 다른 대출을 갚는 것입니다. 돌려막기죠. 소득은 부부합산 1억3000만원 이하가 기준입니다.
29일부터 시행…신생아특례대출 총정리 [흥청망청]
이제 어떤 사람이 이 대출을 이용할 수 있는지는 정리가 됐습니다. 그럼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요. 우선 매수하려는 집값이 9억 이하, 면적은 전용 85㎡ 이하여야 합니다. 생애최초면 여기서 LTV 80%를 적용해요. 9억짜리 집의 80%까지니까 대출금은 6억3000만원이 나오겠죠? 아뇨, 한도를 또 5억으로 자릅니다. 그러니까 LTV 80%를 계산했을 때 5억이 넘는 집들은 그냥 대출한도가 5억이란 뜻입니다.
29일부터 시행…신생아특례대출 총정리 [흥청망청]
그렇다면 얼마짜리 집을 사야 LTV와 대출한도를 모두 최대치에 딱 맞출 수 있을까요. 6억2500만원입니다. 그런데 수도권에서 6억원대 전용 84㎡ 아파트를 찾는 게 쉬운 일은 아니죠. 그래서 우리는 욕심 부리지 말고 59㎡ 기준 6억대 집을 찾아야 합니다.
29일부터 시행…신생아특례대출 총정리 [흥청망청]
중요한 건 DTI가 60%라는 점입니다. 대출규제는 크게 3가지가 있는데요. 집값 대비 얼마를 빌려줄 거냐, 이게 아까 봤던 LTV입니다. 나의 소득대비 이자상환액 비율은 DTI입니다. 나의 소득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은 DSR이죠.
29일부터 시행…신생아특례대출 총정리 [흥청망청]
DTI는 내가 올해 버는 돈에서 주담대 갚는 돈+다른 대출의 이자를 계산합니다. 그런데 요즘 많이 들어보셨을 DSR은 내가 올해 버는 돈에서 주담대 갚는 돈+다른 대출의 원금과 이자를 모두 계산해요. 그러니까 DTI의 매운맛이 DSR이죠.
29일부터 시행…신생아특례대출 총정리 [흥청망청]
다행히 신생아특례대출엔 DSR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DTI 60%가 중요하다고 한 거예요. 만기는 여러 가지로 설정 가능한데 거치기간은 아예 없거나 딱 1년입니다. 거의 처음부터 원금과 이자를 한꺼번에 갚는다는 거죠.
29일부터 시행…신생아특례대출 총정리 [흥청망청]
그리고 가장 중요한 특례금리입니다. 사실 신생아특례대출 핵심이 특례금리입니다. 시중은행보다 한참 낮은 금리에 대출을 해준다는 것이니까요.

일단 내가 신생아특례대출을 신청하면 10년만기든 30년만기든 소득에 따라서 특례금리가 5년 들어갑니다. 만약 그 5년 안에 아이를 낳았면 특례금리가 5년 연장됩니다. 쌍둥이를 낳았다면? 10년 연장됩니다. 이런 식으로 특례금리를 최대 15년까지 적용받을 수 있어요.
29일부터 시행…신생아특례대출 총정리 [흥청망청]
그런데 더 낳을 기력이 없어서 특례기간이 끝났단 말이죠. 금리를 다시 올려야겠죠. 연소득 8500만원 이하인 분들은 특례금리에 0.55%p를 더하고, 연소득 8500만원을 초과하는 분들은 시중은행 금리 중에 제일 낮은 수준으로 올립니다. 그러니까 특례기간이 끝나도 일반 대출보단 싸다는 것이죠.
29일부터 시행…신생아특례대출 총정리 [흥청망청]
금리가 안 그래도 낮은데 이 표를 기준으로 우대금리를 적용해서 또 깎습니다. 조금 전에 신생아특례대출의 조건은 '2년 내 출생한 아이가 있을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그 전에 낳은 아이가 이미 있었다면, 그러니까 출생한 지 2년 초과한 아이가 있었다면 우대금리를 받습니다. 또 혹시 아이를 더 낳는다면 우대금리를 받습니다. 이건 중도에 적용됩니다. 특례기간을 5년 연장하면서 금리를 추가 인하해주는 것이죠. 청약통장 가입기간도 우대 폭이 큽니다. 그러니까 '이제 통장 필요 없으니 해지하라'는 사람들 다 꿀밤을 먹여야 됩니다.
29일부터 시행…신생아특례대출 총정리 [흥청망청]
이제 좀 응용을 해보죠. 흥부가 2022년에 첫째를 낳았습니다. 2023년엔 둘째를 낳았고 대출은 2024년 2월에 신청한 상황입니다.

이 대출은 2023년 1월 1일 이후 태어난 아이들이 특례의 기준이에요. 흥부네는 그 기준에 맞는 아이가 둘째뿐입니다. 그래서 특례기간은 아이 하나에 해당하는 5년만 적용됩니다. 물론 첫째는 기존 자녀 우대금리 0.1%p를 줍니다.
29일부터 시행…신생아특례대출 총정리 [흥청망청]
반대로 놀부네는 2023년에 첫째를 낳았어요. 2024년이 되고 나서 신생아특례대출을 신청했는데 연말에 또 둘째가 태어날 예정입니다. 이땐 첫째에 대한 특례 5년+둘째가 태어나면 또 5년, 총 10년 동안 특례금리가 적용됩니다. 그리고 대출 신청 이후에 추가 출생한 자녀가 있었으니까 우대금리 0.2%p를 받죠.
29일부터 시행…신생아특례대출 총정리 [흥청망청]
집코노미 주민센터에 세부 요건을 올려뒀으니까 이곳에서 찬찬히 읽어보세요. 한 가지 확실한 건 무조건 돈을 아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흥부가 똑같이 5억을 빌린다고 했을 때 신생아특례라면 한 달에 174만원을 갚고, 시중은행 대출이면 259만원을 갚습니다. 월 80만원이면 연으로 돈 1000만원 차이일 테고 이게 10년, 20년 누적되면 억대가 되는 거죠. 물론 대출을 만기까지 갚기보단 집을 갈아타면서 상환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요. 어쨌든 올해는 예쁜 아이도 낳으시고 그 아이가 가져다주는 행운도 마음껏 누리시길 바라겠습니다.

기획·진행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촬영 이재형·이문규 PD 디자인 이지영·박하영
편집 이예주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