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유산균 회사에서 저출산 수혜株로 떠오른 '에이치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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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저출산 정책 공약 속 숨은 수혜株
유·아동 사업 계열사 합병…어린이용 킥보드 등 유통

건기식 사업서 꾸준히 800억가량 매출 일으켜
70% 넘는 최대주주 지분율…외인·기관 수급엔 '부담'
지난 18일 서울의 한 대형 백화점에서 보호자와 아이들이 아동복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 사진=김범준 기자
지난 18일 서울의 한 대형 백화점에서 보호자와 아이들이 아동복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 사진=김범준 기자
4월 총선을 앞둔 주식시장에선 정치테마주 넘쳐납니다. 옷깃만 스쳐도 테마주로 엮이고 있죠. 투자자들은 총선 공약 속에서 수혜주 찾기에 분주합니다. 최근 저출산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관련 정책이 쏟아집니다. 주식시장에서도 저출산 테마주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번 한경 마켓PRO에선 저출산 테마주로 불리는 에이치피오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이치피오 주가는 이달 들어 8.5% 오른 837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덴프스란 브랜드를 앞세워 주력 제품인 프로바이오틱스 '덴마크 유산균이야기'와 '트루바이타민' 등을 유통하는 건강기능식품 업체죠. 시장에선 저출산 수혜주로도 불립니다. 에이치피오는 계열사인 지오인포테크 이노베이션과 아프리콧 스튜디오를 통해 어린이용 킥보드, 유·아동 의류, 액세서리, 잡화 등을 판매하면서죠.

아직 알려지지 않은 저출산 수혜株…본업도 순항

아프리콧 스튜디오는 아이들의 정서에 맞춘 특유의 컬러와 소재를 활용한 아동 어페럴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90억원의 매출액과 1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죠. 지오인포테크 이노베이션은 스위스 브랜드인 마이크로 킥보드의 국내와 일본 독점 유통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14억원, 25억원입니다.

지난해 말 에이치피오는 아프리콧 스튜디오와 지오인포테크 이노베이션 간의 합병을 진행했습니다. 합병 사명은 '아른'(ARRNN)으로 확정했죠. 이번 합병에서 신주는 발행되지 않기 때문에 주주 구성엔 변화가 없습니다. 에이치피오는 향후 아른을 통해 유·아동 중심의 브랜드와 서비스, 콘텐츠 사업을 강화할 예정이죠.

에이치피오의 본업인 건기식 사업도 순항 중입니다. 유산균과 비타민 판매 분야에서 매년 800억원 안팎의 매출액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에이치피오의 2018년 연결 기준 382억원의 매출액은 2022년 1960억원까지 뛰었죠. 이 기간 영업이익은 72억원에서 175억원으로 2배 넘게 급증했습니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6%, 37.7% 오른 1734억원과 20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마켓PRO] 유산균 회사에서 저출산 수혜株로 떠오른 '에이치피오'
약 4년 전에 인수한 비오팜도 주요 캐시카우로 자리 잡았습니다. 비오팜은 건기식 위탁생산 업체로 2002년 설립돼 에이치피오, GC녹십자웰빙, 종근당건강, 유한건강생활, 어댑트, 파이토웨이 등 주요 유통사를 고객사로 두고 있죠. 2019년 10월 에이치피오에 인수됐죠. 이 회사는 연평균 100여 종류 이상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 417억원, 당기순이익 45억원을 각각 기록했죠.

성장성에도 시장 주목도 낮아…높은 대주주 지분율 수급엔 부담

최근 정치권에서 총선을 앞두고 여야 가릴 것 없이 저출산 분야의 총선 공약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에서 저출산 테마가 다시 주목받는 것도 거의 13년 만이죠.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 저출산 문제 해결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유아용품 상장사들의 주가가 급등한 바 있습니다.

시장에선 건기식 사업에 이어 저출산 공약에 따른 수혜까지 더해지면 에이치피오의 기업가치 재평가도 가능하단 의견이 나옵니다. 이충헌 독립리서치 밸류파인더 연구원은 "에이치피오는 아직 시장에 알려지지 않은 저출산 정부 정책 수혜주로 본다"면서 "본업 외에도 지오인포테크, 비오팜 등 알짜 자회사들의 꾸준한 실적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마켓PRO] 유산균 회사에서 저출산 수혜株로 떠오른 '에이치피오'
다만 성장성과 별개로 시장의 주목도가 큰 편은 아닙니다. 높은 최대주주의 지분율로 인해 원활한 수급이 힘들 수 있죠. 에이치피오의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70.1%로 높은 구조로 시중에 유통되는 주식 물량 자체가 적습니다. 통상 유통되는 주식 수가 적을수록 주가 상승엔 유리하나 원하는 시점에 투자금 회수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주요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들 입장에선 투자 메리트가 낮습니다. 실제로 에이치피오의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0.53%에 불과합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