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다이아몬드 수요에…최대 공급업체, 10% 가격인하 [원자재 포커스]
5년만에 최대 가격 인하한 드비어스
인공 다이아 시장 성장
·中 침체 대응
작년 말 美 쇼핑시즌 등에 반등 조짐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공급업체인 드비어스가 약 5년만에 최대 폭의 원석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인공 다이아몬드(랩그로운) 시장의 성장, 중국 경기침체 등으로 하락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드비어스는 올해 첫 다이아몬드 원석 판매가격을 종류별로 평균 10% 낮췄다. 드비어스는 결혼반지에 주로 쓰이는 2~4캐럿 사이 원석인 '셀렉트 메이커블' 가격을 25% 인하됐다. 이는 2019년 말 이후 최대 폭의 가격 인하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계속되는 다이아몬드 수요 부진에 대응하기 위한 결정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국내외 관광이 중단되며 사치품 가격이 급등했고, 다이아몬드 수요도 폭증했다. 국제다이아몬드 거래소(IDEX)에 따르면 다이아몬드 가격 지수는 2022년 3월 사상 최고치인 158.69(2001년=100)를 기록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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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재개되면서 수요는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공 다이아몬드시장이 성장하면서 다이아몬드 가격 하락세를 부채질했다. 런던 보석판매업체 퀸스미스에 따르면 인공 다이아몬드는 채굴 다이아몬드보다 60~85% 저렴하다. 1캐럿짜리 채굴 다이아몬드가 1만달러에 거래될 때 인공 다이아몬드는 1290달러면 구매할 수 있다.

주요 소비시장인 중국이 경기 침체에 빠지고, 미국은 금리 인상으로 인해 가처분소득이 감소하는 등 글로벌 경기도 영향을 미쳤다. 다이아몬드 가격 지수는 지난해 11월 최고치에 비해 32.5% 하락한 107.07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9월 드비어스와 함께 다이아몬드계의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알로사 PJSC가 손 잡고 두달 간 모든 다이아몬드 원석 판매를 중단했으나 하락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지난해 10월 한 보석 감정사가 다이아몬드 원석을 감정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지난해 10월 한 보석 감정사가 다이아몬드 원석을 감정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보츠와나 수도 가보로네에서 진행되는 이번 판매는 중간 구매자들이 휴가를 마치고 새해 첫 재고를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업계에서 특히 중요한 행사로 꼽힌다. 드비어스는 매년 10회 원석을 판매한다.

업계는 이번 할인이 다이아몬드 가격 반등의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원석 부족해지고 제조 장비에 쓰이는 다이아몬드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다이아몬드 가격은 반등하기 시작했다. 미국 연말 쇼핑시즌으로 인한 수요 증가도 반영됐다. 16일 다이아몬드지수는 110.29로 전날 대비 0.09% 상승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