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들썩이는 유가…"110달러까지 간다"
12일 오전 8시(현지시간) 기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1월물은 3.25% 오른 배럴당 74.3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브렌트유 1월물은 3.09% 상승한 배럴당 79.82달러에서 움직였다. 장중 상승 폭은 4%대까지 커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미국 유조선을 나포하면서 중동 위기가 고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9년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 석유기업인 아람코 공장을 공격한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헬리마 크로프트 RBC캐피털마켓스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그 동맹국이 예멘 내 후티 반군 기지를 직접 겨냥한다면 후티 반군은 2019년의 공격 시나리오를 다시 꺼낼 수 있다”며 “사우디 제다·지잔 등 정유공장을 포함한 홍해 경제 인프라가 전반적으로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석유 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브렌트유 선물가격이 110달러를 돌파하면 수익을 얻는 콜옵션 거래량이 3000만 배럴을 넘어섰다고 블룸버그 집계를 인용해 보도했다. 해당 옵션은 브렌트유 5월물과 6월물 선물거래가 마감하는 3월 말과 4월 말 종료된다.
중동 위기 고조가 유가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미국 석유 생산량이 크게 증가하는 가운데 중국 등 주요 소비국의 원유 수요는 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산유국 협의체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10개 산유국 간 협의체)가 감산 의지를 거듭 밝혔음에도 올해 유가가 지지부진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전날 미 물가지표 발표 후 상승 폭이 축소됐던 국제 유가는 중동지역 긴장이 격화하면서 변동성이 커졌다. 갤버앤어소시에이츠는 “시장은 오는 3월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하지만, 그 시기가 미뤄질 수 있다”며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지면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유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달 말 로이터통신의 전문가 설문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WTI 가격이 평균 배럴당 80달러 이하로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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