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출판 에이전트 바버의 한국기행…신간 '한국에서 느낀 행복들"
"진짜 오징어게임은 산낙지 먹기, 해녀는 한국 최초의 워킹맘"
신경숙과 한강 등 한국 작가들을 세계 무대에서 빛나게 한 미국 출신의 문학 출판 에이전트 바버라 지트워가 한국 기행에 관한 책을 에세이 형식으로 펴냈다.

'바버'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를 좋아하는 그가 펴낸 책 'The Korean Book of Happiness' 한국어판 제목은 '한국에서 느낀 행복들'이다.

한국을 여행하는 외국인들에게 반드시 추천하고 싶은 독특한 문화와 음식, 자연, 전통 사찰, 고유한 직업 이야기 등을 체험담을 바탕으로 엮었다.

그는 인천의 전등사를 방문해 스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참선과 행복의 가르침을 얻는다.

매사에 겸손하고, 이기심을 버리고, 과거에 휘둘리지 말고, 남과 비교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에 감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행복은 외부의 상황과는 상관없이 내 의지로 선택할 수 있는 마음의 상태라고 정의한다.

108배에 과감히 도전했다가 자신은 실패했지만, 어느 여자 신도가 유려하게 하는 모습을 보고는 '마치 곡예를 하는 듯하다'며 입을 다물지 못한다.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한 저자는 가족과 반세기가 넘도록 헤어져 살고 있는 한국인들의 비극적인 상황에 아픔을 나누는가 하면 땅끝 진도를 찾아가 충견 진돗개를 홍보하기도 한다.

제주로 날아간 저자는 1629년부터 전복을 따기 위해 바다에 들어간 해녀를 '한국의 인어', '한국 최초의 워킹맘'으로 표현한다.

남편이 주변 제국주의 국가들에 노예로 끌려갔거나 전쟁으로 목숨을 잃자 임신중인 몸을 이끌고 물질을 한 제주 해녀에 대한 수식어로 '한국의 아마존 여전사'라는 문구를 인용한다.

"진짜 오징어게임은 산낙지 먹기, 해녀는 한국 최초의 워킹맘"
저자는 한국 음식을 먹는 것은 인생의 큰 즐거움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된장찌개, 김치찌개, 우뭇국, 보리술빵, 삼계탕 등 외국인들이 경험해볼 만한 맛깔스러운 음식을 소개하고 상세한 레시피도 곁들였다.

뒤죽박죽 비빔밥은 남은 음식을 처리하는 잔반 정리의 방법이자, 각종 야채와 고기 등을 함께 먹는 균형 잡힌 한 끼라고 소개한다.

영화 '오징어 게임'을 인용해 꼬물꼬물 살아있는 낙지를 집어먹는 것이야말로 한국에서 진짜 오징어 게임을 하는 것이라고 패러디한다.

저자가 소개한 한국 여성 문학가들의 작품은 '부커상', '셜리 잭슨상' 등 국제 문학상을 받거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오징어 게임', '기생충', 'BTS' 등이 세계를 놀라게 하면서 한국을 널리 알리기 전에 자신이 여러명의 한국 여성 작가들을 발굴해 세계 무대에 선보인 데 대한 자부심도 드러낸다.

그리고 머지않아 한국 작가 중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의 한국 기행에는 친구로 허물없이 지내는 신경숙이 동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