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 66명 구금…1차 의료기관 72곳 중 19곳만 부분 가동"
WHO "가자지구 인구 1% 사망…전란중 의료붕괴가 희생 키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교전 속에 전체 인구의 1%에 이르는 주민이 사망한 가운데, 붕괴한 현지 의료 시스템이 희생자 수를 키운 요인 중 하나라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적했다.

WHO 가자지구 구호 책임자인 리처드 피퍼콘은 1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에서는 작년 10월 7일 전쟁 발발 후 2만3천명 이상이 숨졌다.

이는 전체 가자지구 인구의 1%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는 "부상자는 5만9천명으로 전체 인구의 2.7%에 달한다"면서 "다친 사람 중에는 다발성 부상과 중화상, 사지가 절단된 환자 등이 포함된다"고 전했다.

피퍼콘은 "사망자와 부상자 중 상당수는 치료를 곧바로 받았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며 "가자지구에는 의료인력이 부족하지 않았지만, 강제로 병원을 떠나야 했고 의료 접근성이 줄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가자지구 주요 병원이 하마스의 작전 시설로 이용된다고 믿는 이스라엘군이 진압 작전을 벌이거나 가자지구 곳곳에 대피령을 내리고 공습을 집중하면서 상당수 병원이 기능을 상실했다고 WHO는 파악하고 있다.

피퍼콘은 "가자지구 내 72개 1차 의료기관 중 19개만이 부분적으로 기능을 수행하는 실정이며 의료인 66명이 구금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WHO 구호 인력들은 작년 12월26일 이후 2주간 안전 문제 때문에 가자 북부로 진입하지 못했고 이들이 계획했던 임무 6개가 취소됐다.

가자 남부에서도 교전 격화로 구호 사업이 빈번하게 방해받았다"고 부연했다.

WHO는 어떤 상황에서도 분쟁 당사자들과 국제사회가 병원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자 북부에서 밀려온 피란민들이 남부의 의료시설로 몰려 과부하가 발생한 문제도 시급히 풀어야 할 현안이라고 피퍼콘은 언급했다.

그는 "가자 남부에서는 유럽 가자병원과 나세르 의료단지, 알아크사 병원 등 9개의 병원이 부분적으로 가동하고 있는데 극도로 혼잡한 상황"이라며 "남부의 병원들이 북부의 병원과 같은 길로 가고 있는 현 상황이 두렵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