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자들이 10일 서울 도화동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신청서를 내고 있다.  /임대철 기자
구직자들이 10일 서울 도화동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신청서를 내고 있다. /임대철 기자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가 32만7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2841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32만7000명(1.2%) 늘었다. 정부는 당초 ‘2023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취업자 수가 10만 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실제로는 호조를 보인 것이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2.6%로, 1963년 통계 작성 이후 60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경제활동참가율(64.3%)과 실업률(2.7%)은 2000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최저치를 경신했다. 종합적으로는 탄탄한 ‘고용 성적표’라는 평가다.

◆고용 취약 계층으로 떠오른 40대

하지만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우려스러운 대목이 적지 않다. 고용 증가가 여성과 고령층, 보건·복지 서비스업 등 연령대별·산업별로 편중돼 나타나고 청년층과 제조업에서는 고용이 감소했다.

특히 한국 경제의 ‘허리’인 40대가 국내 고용시장의 ‘최대 취약점’으로 떠오른 점은 문제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40대 취업자는 626만 명으로 2004년(624만1000명) 후 최저를 기록했다. 이 기간 취업자가 준 연령층은 40대와 청년층(10대 1만6000명 감소, 20대 8만2000명 감소)뿐이다. 30대(5만4000명)와 50대(5만9000명), 60세 이상(36만6000명)은 취업자가 증가했다.
고용률 역대 최고인데…40대男 취업 급감 '미스터리'
40대는 고용률 통계에 잡히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인구도 지난해 26만5000명에 달했다.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과 2021년(각 27만5000명) 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5년 전인 2018년(19만6000명)과 비교하면 ‘쉬었음’이 35.2% 급증했다.

정부 안팎에선 40대 취업자가 감소한 원인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단 작년 40대 인구가 796만3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만1000명 감소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모든 연령대 중 인구 감소폭이 청년층(-17만7000명) 다음으로 높다. 그러나 이것만으론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 예컨대 30대는 지난해 인구가 7만3000명 줄었는데도, 취업자는 6만4000명 증가했기 때문이다.

40대 고용률이 이미 매우 높아 취업자가 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진단도 있다. 이 또한 명확한 분석은 아니라는 평가다. 30대(78.9%)와 50대(79.1%)는 고용률이 40대보다 높은데도 지난해 취업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제조·건설 부진 영향 가능성

결국 미스터리를 풀 실마리는 ‘40대 남성’에서 찾아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40대 취업자를 성별로 분석하면 여성은 전년보다 1만3000명 늘었지만 남성은 6만7000명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40대 남성 취업자는 모든 성별·연령대를 통틀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월간 기준으로 지난달까지 19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2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40대 남성의 취업자 감소 이유를 풀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지만 아직 명쾌한 해답을 찾지는 못하고 있다. 다만 40대 남성 취업자가 주로 포진한 제조업과 건설업 부진이 상당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제조업 취업자는 전년 대비 4만3000명 감소했다. 감소폭은 2020년(5만3000명) 후 최대다. 수출 감소,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화학·전자제품 분야 취업자가 줄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건설업계에도 ‘한파’가 몰아쳤다. 작년 부동산업 취업자는 1만8000명, 건설업은 9000명 줄었다. 일용근로자는 9만 명 감소한 104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1967년(94만3000명) 후 최소치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40대 남성 취업자 감소 원인을 다각도로 분석해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대책이 있을지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상용/이광식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