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문화예술 공연장 건립 불투명…그린벨트에 발 묶여
열악한 문화예술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한 인천 계양구의 공연장 건립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10일 계양구에 따르면 구는 사업비 480억원을 들여 경인아라뱃길 귤현나루 일대 2만㎡ 터에 계양문화예술 공연장을 건립하는 사업을 구상 중이다.

계양구는 문화예술 인프라 확충과 아라뱃길 관광 활성화를 목표로 2022년부터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하며 공연장 건립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했다.

지역 내 중대형급 이상 공연장은 개관한 지 27년이 넘은 계양문화회관이 유일한 데다가 3기 신도시 조성에 따른 인구 유입을 고려하면 문화시설 확충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사업 부지 전체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묶인 탓에 공연장 건립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역별로 배정한 총량 범위 내에서 개발제한구역을 풀 수 있지만, 인천의 경우 이미 누적 총량을 채워 추가 해제는 어려운 실정이다.

계양구는 결국 지난해 6월 사업 계획을 대폭 변경해 개발제한구역을 풀지 않고도 조성할 수 있는 공원(계양문화광장)을 1단계로 추진하고 공연장 건립은 2단계로 미뤘다.

계양문화광장은 계양대교 인근 농지에 면적 4만1천800㎡ 규모로 조성되며 야외공연장과 물놀이터·산책로 등을 갖출 예정이다.

이미 후순위 사업으로 밀린 공연장의 경우 여전히 개발제한구역 해제 여부가 불투명하다 보니 사업이 계속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인천시와 계양구는 사업지 면적만큼 다른 부지를 개발제한구역으로 '대체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지만 국토부로부터 확답을 받지 못하고 있다.

계양구 관계자는 "과거에 개발제한구역을 대체 지정한 사례가 없다 보니 인천시와 국토부가 계속 협의 중인 상태"라며 "계양구는 행정구역의 47%가 그린벨트여서 대규모 시설 조성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