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순도 저농축 우라늄' 자체 생산 프로젝트에 5천억원 투자
SMR 등 차세대 원전에 쓰이나 현재는 러시아만 상업생산
英, 차세대 원전용 핵연료 생산 추진 "러시아산 몰아낸다"
영국이 차세대 원전에 사용되는 핵연료의 러시아 의존도를 낮추고자 자체 개발·생산에 나선다.

영국 에너지안보탄소중립부는 7일(현지시간) 3억파운드(약 5천13억원)를 들여 '고순도 저농축 우라늄'(HALEU)을 자국 내에서 생산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노스웨스트 잉글랜드 지역에 HALEU 생산 허브를 구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다른 첨단 핵연료 생산기술 개발과 부지 확보에 1천만파운드(168억원)를 추가로 지원하기로 했다.

HALEU는 핵분열성 물질인 우라늄-235의 농축도가 5∼20%인 핵연료다.

일반적으로 원전 가동에는 농축도 5% 미만의 저농축우라늄(LEU)이 사용되지만 현재 개발 중인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차세대 원전에는 HALEU가 필요하다.

HALEU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 드물고 상업 생산은 러시아에서만 하고 있다.

영국은 2050년까지 자국 전력 수요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24기가와트(GW)를 원자력발전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첨단 모듈식 원전 건설에 나서 2030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현 상태대로라면 완공 후 적국인 러시아에 핵연료를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에너지안보탄소중립부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러시아산 HALEU를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몰아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클레어 코치뉴 에너지안보탄소중립부 장관은 "우리는 석유와 가스, 금융시장에서 푸틴과 맞섰다.

우리는 그가 핵연료를 빌미로 우리에게 몸값을 요구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치뉴 장관은 자국이 1956년 최초의 상업 원전을 가동한 원전 종주국임을 언급하면서 "이제 우리는 러시아를 제외한 유럽에서 첨단 핵연료를 생산하는 첫 번째 국가가 될 것이다.

이는 국내외 에너지 안보에 매우 중요하며 영국의 역사적 경쟁력 우위를 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