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급습범 "부동산 폭망했는데 李살리기 올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흉기를 휘두른 김모(67)씨가 정치권을 혐오하며 시국을 성토하는 글을 범행 전 남긴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지난 4일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이 대표를 왜 공격했나"라는 취재진 질문에 "경찰에 제출한 8쪽짜리 '변명문'을 참고해달라"고 말했다.

김씨는 범행 당시 상의 주머니 안에 8쪽짜리 문건을 가지고 있다가 경찰에 압수당했다.

김씨가 참고해달라고 말한 변명문의 원래 제목은 '남기는 말'로 확인됐다.

이 문건에는 '지난 정부 때 부동산 폭망, 대북 굴욕 외교 등으로 경제가 쑥대밭이 됐다. 윤 정부가 들어섰지만 이재명이 당 대표로 나오면서 거대 야당 민주당이 이재명 살리기에 올인하는 형국이 됐다. 이대로는 총선에서 누가 이기든 나라 경제는 파탄난다'는 취지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5일 수사 브리핑에서 "완전히 김씨의 '변명문'과 일치하지 않지만 일부 내용이 비슷한 취지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김씨는 범행 전 컴퓨터로 자신의 신념을 담은 장문의 글을 썼고 이를 출력해 소지했었다. 이 글의 원본 파일은 경찰이 압수 수색을 할 때 김씨 사무실 컴퓨터에서 발견됐다.

김씨는 빽빽하게 적힌 이 문건에서 일부 정치인을 비하하는 단어를 붙이며 감정을 드러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김씨 문건에 거론된 정치인에 대해서는 수사 중이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검찰 송치 전까지 김씨의 신상 공개를 신중하게 검토할 방침이다.

현행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는 잔인성·중대한 피해, 죄를 범했다고 믿는 충분한 증거, 국민 알권리·공공의 이익 등의 요건을 충족시키면 얼굴, 성명, 나이 등을 공개할 수 있다.

김씨의 정신병력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확인하지 못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구속된 김씨에 대해 추가 조사를 벌여 다음 주 범행 동기와 계획범죄·공범 여부 등을 포함한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