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스1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스1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3일 국민의힘 탈당을 선언했다. 이로써 이준석 전 대표의 측근인 '천아용인' 중 김용태 전 청년 최고위원을 제외한 3인의 개혁신당(가칭) 합류 절차가 마무리됐다.

허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국민의힘을 떠난다"며 "응답 없는 탐욕의 성벽에 머리를 박는 일, 누가 뭐래도 할 만큼 했다고 자부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4년간 함께 걸어왔던 여정을 눈물겹게 기억한다. 그 간절한 마음을 모르지 않는다. 하나가 되어 민주당에 맞서길 바라실 것"이라면서도 "그 길을 현실이 될 수 없는 길"이라고 말했다.

허 의원은 "우리는 끝끝내 문제를 회피하고 있다"면서 "용산의 국정운영 기조와 불통이 문제이고, 느닷없는 이념 집착이 문제이고, 검사 일색의 인사가 문제이고, 거기에 더해 대통령 가족의 처신이 문제라는 점을 지적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제 인정해야 한다. 아닌 건, 아닌 것"이라며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오셔서 윤색한다고, 급하게 인테리어를 바꾼다고, 본질이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허 의원은 이준석 신당 합류와 관련해서는 "명백히 어려운 길"이라며 "그 길이 꽃길이어서가 아니라, 가야 할 길이어서 가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민주당 비주류 혁신계 의원들의 모임인 '원칙과 상식'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과거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후보 수락 연설 때 했던 말씀을 떠올린다"며 '우리 아이들에게는 정의가 승리한다는 역사를 물려줍시다'라는 노 전 대통령의 연설 내용을 회고했다.

이어 "누군가는 증명해야 한다. 비겁하지 않아야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결국에는 원칙과 상식이 이긴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허 의원은 "저는, 그리고 신당은 단호히 거부하겠습니다.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협박 정치, 이제 끝내겠다"며 "담대한 정치혁명을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허 의원이 합류를 결정한 이준석 전 대표의 '개혁신당'은 이날 본격적으로 당원 모집에 나섰다. 1월 중순까지 신당 창당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개혁신당은 "당원 가입은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할 수 있다"며 "저비용 고효율의 정치, 노력하는 사람에게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있는 정치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비례대표인 허 의원은 탈당과 함께 의원직을 잃는다. 의원직은 비례대표 후보 다음 순번인 테니스 선수 출신의 김은희 코치에게 승계될 전망이다.

그는 2018년 한 방송에 출연, 초등학생 시절 코치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입은 사실을 밝히면서 '체육계 미투 1호'로 꼽혔고, 2020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청년 인재로 영입된 바 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