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경선 시작돼 트럼프 극우 발언 쏟아지면 중도층 이탈할 것"
바이든, 2월 국정연설서 '집권 2기' 비전 제시…경합지 돌며 성과 홍보
트럼프, 극우본색 짙어지면…'고전' 바이든캠프 1분기 반전 모색
재선 도전을 눈앞에 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작년은 시련의 해였다.

지지율 부진에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이후 지지층 분열까지 감수해야했던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올해 현역 대통령으로서는 사실상 최악에 가까운 기반에서 대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리턴 매치가 유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물론이고 공화당의 또 다른 경선 주자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와 1대1 대결에서도 밀리는 여론 지형이 이를 적나라하게 대변한다.

2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510개 전국단위 여론조사를 평균한 결과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가상 대결시 각각 44.9%와 42.7%의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2%포인트 우위를 이어가는 것으로 집계됐다.

바이든 대통령(38.8%)과 헤일리 전 대사(42.5%)의 가상 대결의 경우 격차는 3.8%포인트로 더 벌어진다.

CNN 방송은 다만 바이든 캠프 내부적으로는 공화당 대선 레이스가 공식적으로 시작되는 1분기에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종 유세마다 서슴없이 내놓고 있는 인종 차별을 포함한 극우적 발언들이 중도층의 발길을 차단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실제 바이든 캠프는 "이민자들이 미국의 피를 오염시키고 있다"는 발언을 비롯해 정치적 반대 세력을 해충에 비유한 그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겨냥, 나치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를 연상시킨다는 노골적 공격에 주력해 왔다.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전이 달아오르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본격적으로 입을 열기 시작하면 극우 성향의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슬로건들이 줄줄이 쏟아져나올 수밖에 없고, 이 시점이야말로 유권자들이 냉정하게 누구를 지지할지 되돌아보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현직 대통령으로서 바이든 대통령이 그간 어떤 의미에서는 상대가 없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이어가야 했고, 고령 논란 및 중동 문제로 인한 내부 지지층 분열이 그 같은 불리한 싸움의 단적인 결과라는 것이 바이든 캠프의 분석이다.

바이든 캠프 관계자는 "1분기에 트럼프가 지지층 결집을 위해 극단주의 '마가' 노선을 이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며, 이때야말로 우리의 기회"라면서 "트럼프의 노력 자체는 성공적일 수 있지만, 우리가 할 일만 제대로 한다면 트럼프의 한마디 한마디가 극단적이고 인기가 없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2기 바이든 행정부의 집권 의제가 무엇인지 당장 제시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내부적으로도 제기된다.

정치권을 비롯해 고액 후원자 상당수가 '집권 2기' 비전 부재를 지목하며 조속한 시일 내에 새로운 안건을 내놓을 것을 압박하고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내달 초 예정된 국정 연설에서 전국민 건강보험법인 '오바마 케어' 확대를 포함해 학자금 대출 탕감, 억만장자 과세 등을 포함해 집권 2기를 대비한 핵심 의제들을 제시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바이든 대통령의 공식 대선 캠페인은 민주당 대선 후보 확정 이후에나 시작될 예정이지만, 연초부터 경합주들을 돌며 그의 성과를 홍보하는 일정들이 이미 빽빽이 기획되고 있다.

올해로 3주년이 되는 1·6 의회 난입 사태도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 추종 세력들이 미국 민주주의에 남긴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상기시키는 좋은 계기가 될 전망이다.

다만 워싱턴포스트(WP)의 이날 여론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사당 폭동에 책임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3%만이 그렇다고 응답, 2년전 60%에 비해 상당히 희석되는 양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6일 당일에는 필라델피아를 찾아 기념식에 참석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