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북부역세권 복합개발, 상반기 '첫 삽'
‘강북의 코엑스’로 불리는 서울 중심인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 사업(투시도)이 이르면 상반기 첫 삽을 뜬다. 개발을 맡은 한화 건설부문이 최근 건축 허가를 받는 등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 지었다. 이곳에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시설과 오피스, 호텔, 주거시설 등이 결합한 대규모 복합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여기에 한화그룹 주요 계열사와 함께 6성급 럭셔리 브랜드 호텔과 고급 오피스텔 등도 들어서 강북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중구로부터 건축허가 획득

한화 건설부문은 최근 사업 주무관청인 서울시 중구청으로부터 ‘서울역 북부역세권 복합개발사업’의 건축허가를 받았다고 31일 밝혔다. 한화 컨소시엄이 2021년 서울시와 공공기여 사전협상을 완료하고 개발 계획안을 확정한 지 2년여 만이다. 이번 건축허가로 개발에 필요한 주요 인허가 절차는 마무리됐다. 한화는 올해 안에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서울역 북부역세권 복합개발사업은 중구 봉래동2가 일대에 컨벤션과 전시장, 회의장 등이 결합한 MICE 시설과 상업용 오피스, 호텔, 하이엔드 오피스텔 등을 함께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총사업비는 2조원에 달한다. 준공 예정 시기는 2028년이다.

그동안 공터였던 철도 유휴부지(2만9000㎡)는 지하 6층~최고 지상 38층, 5개 동 연면적 35만㎡ 규모로 탈바꿈한다. 연면적은 강남 코엑스(46만㎡)보다 작다. 한화 컨소시엄은 북부역세권을 서울의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조성이 마무리되면 서울 강북권 최초로 20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컨벤션 시설이 들어선다.

이 사업은 2008년부터 논의가 시작됐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와 감사원의 사업성 재검토 요구 등으로 추진에 어려움을 겪으며 10년 넘게 표류했다. 서울시와 토지 소유자인 코레일이 개발 방향과 가이드라인을 다시 마련했다. 한화 컨소시엄이 2020년 사전협상제안서를 제출하며 사업이 재개됐다.

서울시는 약 3400억원을 공공기여 형태로 받아 서울역광장과의 보행 브리지 조성 등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6성급 호텔·하이엔드 오피스텔 조성

한화그룹은 건설공사를 맡은 한화 건설부문을 포함해 주요 계열사가 주축이 돼 사업을 이끌어가고 있다. 시행은 한화임팩트, 한화커넥트,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이 출자해 설립한 개발목적 법인인 서울역북부역세권개발이 맡고 있다.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최대화해 장기 운영을 통해 수익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투자비 조기 회수를 위해 자산 매각에 집중하는 다른 개발사업과는 차별화한 전략이다.

한화그룹 계열사의 지원이 이어지면서 미국발 금리인상과 공사비 상승,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시장 경색에도 2023년 10월 브릿지론을 위한 74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사업비가 2조원을 웃돌지만, 2024년 토지비와 공사비를 충당하는 본PF 역시 무난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화 컨소시엄 관계자는 “본PF 일정을 순조롭게 마치면 상반기에도 착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복합개발사업에 조성되는 호텔과 하이엔드 오피스텔 준비 작업도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한화 컨소시엄은 6성급 호텔 브랜드를 보유한 아만(Aman)그룹의 도심형 럭셔리 브랜드 ‘자누(Janu)’ 유치를 추진 중이다. 컨소시엄은 연내 호텔 운영계약을 맺는다는 계획이다. 하반기엔 호텔과 함께 조성되는 하이엔드 오피스텔 142실 분양에도 나설 예정이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