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집값 약세 속…'강남3구·광명'은 올랐다
고금리 장기화와 매수 심리 위축으로 2023년 수도권 대부분 지역의 아파트값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경기 광명만 유일하게 1년 전보다 집값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풍부한 수요가 뒷받침돼 상대적으로 가격 방어가 이뤄진 지역이고, 고가의 신축 아파트가 입주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3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2023년 한 해 주간변동률(1월 첫째 주~12월 마지막 주 누적 기준)이 플러스를 나타낸 곳은 강남 3구와 광명 등 총 4곳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 전체는 누적 -5.12%, 수도권은 -4.89%를 나타낸 것과 대비된다.

서울 25개 구 가운데 강남 3구만 오름세를 보였고, 나머지 22개 구는 모두 아파트값이 1년 전보다 뒷걸음질쳤다. 송파구가 누적 3.54%를 나타내 상승 폭이 가장 컸다. 2022년 금리 인상이 본격화한 이후 큰 폭의 하락세(누적 -8%)를 보인 송파구가 엘스, 리센츠, 트리지움 등 잠실동 대단지의 반등세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강세를 띠었다는 평가다.

반포동 일대 한강변 신축 아파트값이 뒷받침하는 서초구도 2023년 누적 0.71% 오르며 집값을 방어했다. 개포동 재건축 아파트 입주가 잇따른 강남구도 같은 기간 0.51% 올라 상대적으로 탄탄한 수요를 입증했다.

수도권에선 광명이 누적 0.01%를 나타내며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집값 상승 지역으로 이름을 올렸다. 광명 재건축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고, 신축 아파트 분양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가격 방어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광명에선 5월 ‘광명 자이 더샵포레’를 시작으로 ‘광명 센트럴 아이파크’ ‘트리우스 광명’ 등 대단지가 잇따라 공급됐다. 새해 1월에도 ‘광명 자이 힐스테이트 SK뷰’의 청약이 시작된다.

새해에는 서울 핵심지와 광명, 과천, 하남 등 서울 인접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회복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수요가 풍부한 지역은 하락기에도 집값이 버티는 경향이 있다”며 “광명, 과천과 같이 향후 신축 아파트가 대거 입주하는 지역은 전반적으로 집값 평균치가 상승하면서 가격이 방어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