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 호재에 의대증원…충청권·강원도 '들썩'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내년도 전국 의대 정원에서 비수도권 배정량이 대폭 늘어남에 따라 지역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지방 중·고교에 자녀를 보내 ‘지역 인재’ 전형으로 의대에 진학시키려는 부모가 늘고 있어서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와 KTX가 연결돼 서울로 이동이 쉬우면서도 의대 정원 증가폭이 큰 강원과 충청권 지역에 수요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1일 입시업계에 따르면 내년도 의대 정원 배정 결과를 분석한 결과 의대에 진학하기 가장 좋은 지역은 강원과 충청권으로 나타났다. 종로학원은 올해 강원권 고교 3학년 학생 수 대비 의대 모집정원은 3.68%, 충청권은 2.01%로 전국에서 의대 진학이 가장 유리하다고 밝혔다. 지역 내 고교 3학년생 대비 의대 모집 정원이 높을수록 의대에 진학할 가능성이 커진다.

현재 비수도권 의대는 신입생 중 40% 이상(강원·제주는 20%)을 지역 소재 고교에서 교육과정을 이수한 지역 인재로 채워야 한다. 2028학년도부터는 지방 중·고교를 6년간 다닌 학생이 지역 인재 전형 자격을 얻는다. 지역 인재 전형은 다른 전형에 비해 수능 최저등급 등의 요건도 상대적으로 낮아 학부모 사이에서 의대 진학을 위한 틈새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GTX 연장 계획이 발표됐거나 KTX가 연결돼 있어 서울 접근성이 좋으면서도 비수도권 요건을 충족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 것으로 보고 있다. 강원 원주시와 충남·충북·대전·세종 등 충청권이 대표적이다. 대전 A공인 관계자는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발표 전후로 수도권에서 대전 학군지인 둔산동으로 이사하려고 알아보는 문의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며 “자녀는 의대 지역인재 전형을 노리고 부모는 수도권으로 출퇴근하기 위해 KTX역 인근 아파트에 관심을 두는 사람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GTX 연장 호재에 더해 의대 정원 증원까지 겹치며 충청권과 강원도 일부 지역을 향한 투자 수요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전국에서 외지인 투자가 가장 많은 지역은 충남 천안시 서북구(140건)로 집계됐다. 천안시 서북구는 KTX 천안아산역과 GTX-C노선 연장이 예정된 전철 1호선 아산역 등과 붙어 있다. 세종(120건)과 원주시(115건)도 외지인 투자 상위권 지역을 차지했다. 세종에는 서울과 구리, 포천 등을 연결하는 세종포천고속도로가 내년 개통될 예정이다. 정부는 1월 GTX-D 노선을 원주시까지 연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