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전 IP도 다시 보자"…고전에 빠진 게임사
게임업계가 한 시대를 풍미한 고전 작품에 빠졌다. 출시 이후 20년이 지난 게임들에서 소재를 따와 신작을 내놓는 사례가 줄줄이 나오고 있다.

28일 뉴노멀소프트는 라인게임즈와 창세기전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하기 위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라인게임즈가 가진 IP로 뉴노멀소프트가 신작 2종을 개발하는 게 핵심이다. 첫 작품은 2025년 초 출시가 목표다. 창세기전은 국내 1세대 게임사인 소프트맥스가 1995년 선보인 전략역할수행게임(SRPG)이다. 당시 플로피디스크 11장으로 발매된 이 게임은 일본 게임 위주이던 국내 RPG 시장에 한국 게임 열풍을 일으킨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창세기전은 출시 후 28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신작이 나오고 있다. 라인게임즈는 지난 22일 원작 이야기를 재구성해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사진)을 출시했다. 다음달 9일엔 모바일 게임인 ‘창세기전 모바일: 아수라 프로젝트’도 선보일 계획이다.

웹젠도 고전 작품에서 신작을 발굴해 재미를 봤다. 이 업체는 지난 10월 모바일 게임 ‘뮤 모나크’를 출시했다. 2001년 나온 PC 온라인 게임인 ‘뮤 온라인’이 이 신작의 소재가 됐다. 앱 시장 분석 업체인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뮤 모나크는 지난달 국산 모바일 게임 매출 6위에 오르며 시장에 안착했다.

넷마블은 2004년 출시작인 PC 온라인 게임 ‘RF온라인’을 재활용해 내년 하반기 ‘RF 온라인 넥스트’를 선보인다. 컴투스는 2001년 출시작인 ‘붕어빵 타이쿤’의 IP를 살려 아름게임즈와 신작 모바일 게임을 내년 출시할 예정이다.

고전 게임이 재조명받는 것은 비용 절감 효과가 상당해서다. 옛 작품들은 게이머들에게 친숙한 콘텐츠여서 게임사로선 마케팅에 큰돈을 쓰지 않아도 된다. 10대 때 이들 게임을 즐긴 유저들이 지금은 소비력을 갖춘 30·40대가 됐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IP를 재활용하면 과거 게임을 즐긴 소비자들을 신작으로 고스란히 끌어들일 수 있다”며 “제작과 마케팅에 드는 비용 면에서도 웹툰·웹소설의 IP를 활용하는 것보다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