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제정세전망 브리핑…"한일 여전히 약한 고리"
국립외교원 "트럼프 재집권시 한미일 동력 지속 의문"
내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행정부 2기가 현실화할 경우 한미일 협력의 큰 틀은 유지되더라도 활성화 수준에선 현재와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국내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국립외교원이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2024 국제정세전망' 브리핑에서 민정훈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시 한미일 협력 전망에 대해 "조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 제도와 정례화를 통해 틀을 만들어 놓는다면 지속할 것"이라면서도 현재 바이든 행정부처럼 강력하게 추진될 수 있을지는 의구심을 표했다.

민 교수는 트럼프 1기 행정부가 다자협력 중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든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양자 협력을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기에 재집권하면 이런 부분이 투영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미일 협력이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할 가능성에 대처하기 위해 "최대한 제도화 수준을 높여놓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최우선 교수는 "트럼프도 소다자 형태의 대중 견제는 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미일 관계도 그렇게 심각하게 흔들리진 않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대중 견제에 한층 집중하는 정책에 힘을 실으면서 동맹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민 교수는 미국이 한국이나 일본 등 동맹국에 대중 견제 전선에 더욱 적극적인 동참을 요구하는 압박이 강해질 수 있다고 추측했다.

국립외교원 "트럼프 재집권시 한미일 동력 지속 의문"
내년 한중관계 전망과 관련해선 현재와 같은 '우호적 관리' 접근방식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됐다.

김한권 교수는 한중관계에 대한 근본적 변화를 위해서는 한국이 "한미동맹의 공고화 아래 대미 전략적 자율성을 어떻게 확보하는지가 중요하고, 중국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정책적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동북아 정세에서 한미일과 북중러 연대는 각각 그 수준이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됐다.

최우선 교수는 북러나 중러 등 양자 차원의 연대는 강화되고 있다면서도 "중국이 기본적으로 약자의 입장에 여전히 있기에 미국을 과도하게 자극할 수 있는 3자 연대나 중러 관계를 동맹 수준으로 격상하는 건 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미일도 냉전 시기와 같은 정도의 모든 장애물을 뛰어넘어 동맹 수준으로 발전할 여건은 아직 안 돼 있다"며 한일관계가 '약한 고리'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러 군사협력과 관련해서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핵심기술보다는 재래식 군사 지원을 중심으로 이뤄지리라는 분석이다.

전봉근 명예교수는 "(북한 재래식 무기가) 대부분 소련제인데 러시아가 군사적 지원을 하게 되면 북한 재래식 역량이 획기적으로 강화될 수 있다는 게 큰 우려"라고 짚었다.

최근 북한 영변 핵시설 내 실험용 경수로가 시운전에 들어간 정황과 관련해서는 "북한 핵무기 역량에 도움이 될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