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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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테라·루나 블록체인 붕괴 사태, FTX 파산 사태 등 수차례 홍역을 앓았던 비트코인(BTC)이 올해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과 함께 돌아왔습니다. 비트코인은 올 한해 150%가 넘는 성장률을 보여주며 시장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만들었습니다.

오늘은 올해 엄청난 상승세를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독차지 했던 비트코인이 내년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전망하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현물 ETF 승인 기대감 고조

비트코인이 내년 더욱더 큰 성장세를 보여줄 것이라 예상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미국 증시 데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신청서를 제출한 블랙록(BlackRock), 그레이스케일(Grayscale), 해시덱스(Hashdex) 등 자산운용사들은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지속적인 미팅을 가지며 상품 구조를 수정해나가고 있습니다. 규제 적격 상품을 시장에 내놓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업계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내년 1월 중순 승인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아크인·21셰어즈, 블랙록, 반에크, 피델리티 등 다수 현물 ETF의 승인 기한이 1월 10일~17일에 몰려있기 때문입니다. 제임스 세이파트 블룸버그 ETF 전문 분석가는 "SEC는 특정 기업에게 이점을 주지 않기 위해 1월 중순 경 10여개의 비트코인 현물 ETF 상품을 한꺼번에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기한 스케쥴 / 사진=제임스 세이파트 블룸버그 선임 ETF 분석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기한 스케쥴 / 사진=제임스 세이파트 블룸버그 선임 ETF 분석가
세계 최대 금융 시장인 미국에서 규제 당국이 승인한 비트코인 현물 ETF가 거래되면, 지금까지 시장 진입에 망설였던 전통 금융사들이 자본을 투입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엄청난 파급력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물 ETF가 승인되면 투자자들이 직접 비트코인 지갑을 만들고 거래소에 가입하는 번거로움과 해킹 등의 보안 위험, FTX 파산 사태와 같은 거래소 리스크에서도 벗어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업계 전문가들은 현물 ETF 승인이 수십조 달러 규모의 신규 유동성이 유입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마이클 소넨샤인 그레이스케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9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비트코인 현물 ETF의 데뷔는 투자자들의 시장 접근성 향상을 통한 대중화를 의미한다"라며 "만약 현물 ETF가 승인된다면 가상자산 시장은 30조 달러 이상 규모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美 연준 긴축 완화에 투자자 위험선호도 증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코로나 판데믹 이후 급증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유지했던 고금리 긴축을 내년부터 완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비트코인 강세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미 연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금리 변동여부와 더불어 내년 시장 금리 전망을 발표했습니다. 시장 금리는 연 5.25~5.50%로 동결한다고 발표했지만, 내년 금리 변동을 예상하는 점도표를 통해 긴축 기조를 완화할 것이라는 뜻을 간접적으로 전했습니다.
FOMC 점도표 / 사진=美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 점도표 / 사진=美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점도표에 따르면 FOMC 위원들은 내년 말 금리 수준을 4.6% 정도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현 수준에서 25bp(0.25%)씩 3차례 이상 인하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는 것입니다.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발표 이후 기자회견에서 "완전한 승리를 선언하긴 너무 이르지만 긴축으로 인해 우려하던 인플레 상황이 진전을 이루고 있으며, 금리 인하 시점이 언제일지 고려하는 상황에 와있다"라고 발언했습니다.

FOMC 전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 등 인플레 지표가 완화된 것이 확인되면서 연준의 기조가 변화할 것이라고는 예측했으나, 파월 의장은 과도한 시장 기대감을 잠재우기 위해서 매파적 발언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파월 의장까지 예상보다 비둘기적 입장을 보이면서 시장은 더욱 환호했습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위원장이 지난 6월 유럽중앙은행 포럼에서 인플레 완화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 사진=ECB 포럼 유튜브 갈무리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위원장이 지난 6월 유럽중앙은행 포럼에서 인플레 완화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 사진=ECB 포럼 유튜브 갈무리
연준이 올해 마지막 FOMC로 '긴축 완화' 시그널을 보내자 미국 나스닥 기술주,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시장은 활황세를 띄고 있습니다.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모든 차입 비용이 저렴해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도가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도 "2024년에는 미 연준의 긴축 정책 종료 또는 완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짐에 따라 제도권 자금 유입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여기에 비트코인 ETF 상장을 통해 제도권 자금 유입 경로가 확보될 경우 가상자산 시가총액 성장률은 2023년 수준을 능가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라고 전망했습니다.

4년 만의 반감기…역사 반복될까

내년 5월로 예정된 반감기도 강력한 상승랠리 촉매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작업증명(POW, Proof of Work) 형태로 운영됩니다. 네트워크 블록에 컴퓨팅 능력을 제공한 만큼 비트코인으로 보상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최초 비트코인 발행 당시 2140년까지 총 2100만개의 비트코인을 발행할 것이라고 설정했습니다. 또한 일정 기간마다 블록 보상을 절반으로 줄이는 반감기를 통해 시장 공급량을 조절해 비트코인 가치 하락을 막고자 했습니다.

2009년 비트코인이 처음 발행된 후 지금까지 3번의 반감기가 발생했으며, 반감기 때마다 채굴 보상은 2009년 1블록당 50개에서 2012년 25개, 2016년 12.5개, 2020년 6.25개로 줄어들었습니다. 다가오는 2024년 반감기가 지나가면 3.125개로 줄어들 예정입니다.
사진=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
사진=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
비트코인 반감기가 다가오면 공급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고조됩니다. 실제 과거 역사를 돌아보면 비트코인 가격은 반감기 이후 6개월동안 엄청난 상승세를 기록해왔습니다.

2012년 첫 반감기 이후에는 6개월 간 약 944%, 2016년 두 번째 반감기때는 같은 기간 38%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가장 최근 반감기인 2020년 5월에는 더욱 극적인 상승세를 보여줬습니다. 당시 약 8500달러 선에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11개월간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리며 2021년 4월 약 6만4700달러를 달성했습니다.
비트코인 반감기 적용 후 가격 추이 / 사진=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
비트코인 반감기 적용 후 가격 추이 / 사진=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향후 반감기로 인한 채굴량 변화가 비트코인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투자자들 모두가 반감기에 대해 이해하고 있으며, 블록 보상이 줄어든다는 것을 이미 알고 대비하고 있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는 반감기보다는 거시 경제 상황과 자본 유동성 등에 따라 가격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오디널스·BRC-20으로 생태계 성장도 가속

최근 오디널스와 BRC-20을 통한 비트코인 생태계 확장도 내년 비트코인 강세론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오디널스는 비트코인의 가장 작은 단위인 사토시(SATS, 1억분의 1BTC)에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를 기록(Inscription)해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대체불가능토큰(NFT)이라 불리고 있습니다.

지난 2022년 1월 오디널스 프로토콜이 공개된 이후 비트코인 네트워크 활성도가 엄청난 속도로 증가하면서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습니다.

가상자산 리서치 제공사 포필러스는 '2024 비트코인 전망 : ETF 뒤에 감춰진 거대한 생태계' 리포트를 통해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유의미한 트랜잭션 수수료가 발생하는 것이 중요한데, 2023년 오디널스는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이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오디널스 프로토콜 공개 이후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평균 블록 크기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평균 1.1MB의 크기를 갖고 있던 블록들은 오디널스를 통해 다양한 파일들이 블록에 저장되면서 그 크기가 평균 1.7MB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비트코인 평균 블록 사이즈 추이 / 사진=포필러스 리서치
비트코인 평균 블록 사이즈 추이 / 사진=포필러스 리서치
오디널스 열풍 이후 'BRC-20' 토큰에 대한 관심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BRC-20은 지난 2023년 3월 제안된 토큰 표준으로, 비트코인 네트워크 위에서 이더리움(ETH)의 ERC-20 토큰과 같은 대체가능토큰(FT)을 구현하는 방식입니다.

BRC-20은 오디널스를 기반으로 SATS에 특정 포맷을 만족하는 텍스트를 기록해 구현하는 방식으로 토큰을 배포합니다. 최초의 BRC-20 토큰인 오디널스(ORDI)는 발행 직후 0.1달러에서 한때 최대 65달러까지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코인마켓캡 기준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 63위(53.01달러)를 기록할 만큼 시장 내 파이를 키웠습니다.

하지만 BRC-20의 한계도 명확히 존재합니다. 이더리움 기반 ERC-20 토큰의 경우 토큰의 잔고(Balance) 등의 정보를 온체인 스마트컨트랙트에서 관리할 수 있지만, BRC-20의 경우 중앙화 오프체인 서비스에 의존해 관리할 수 밖에 없습니다. BRC-20 토큰은 그저 수 많은 사토시에 텍스트로 기록돼 구현되는 형태이기에 인덱싱 작업이 없다면 데이터를 불러올 수 없는 것입니다.

확장성, 기능에 대한 한계점도 존재합니다. 이더리움 기반 ERC-20 토큰의 경우 스마트 컨트랙트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전송, 소각, 거버넌스 투표 등 다양한 기능에 활용할 수 있지만, BRC-20 토큰은 단순한 배포(Deploy), 발행(Mint), 전송(Transfer) 외 다른 기능으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이런 BRC-20의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표준 'ORC-20' 개발, 이더리움 등 타체인 브릿징을 통한 확장성, 유동성 향상 시도 등이 이어지고 있는 중입니다.

이렇게 현물 ETF, 미 연준의 긴축 완화, 반감기, 오디널스·BRC-20을 통한 생태계 확장까지 비트코인은 다가오는 2024년 겹호재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과연 마이클 소넨샤인 그레이스케일 CEO의 예측대로 가상자산 시장이 30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수 있을까요? 독자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블록체인 Web 3.0 리포트]는 블록체인·가상자산(코인) 투자 정보 플랫폼(앱) '블루밍비트'에서 주기적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인터넷은 90년대 대중 보급 이후 30여 년간 쉬지 않고 진화했습니다. 제한적 정보에 일방적 접근만이 가능했던 웹 1.0(Web 1.0), 대중이 직접 정보를 제작하고 공유하는 플랫폼 중심 웹 2.0(Web 2.0) 시대를 지나 현재 우리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 탈중앙화 프로토콜을 활용해 대중 모두가 운영 주체로 거듭날 수 있게 된 웹 3.0(Web 3.0)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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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민 블루밍비트 기자 20min@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