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ESG] ESG Now
공공부문 ESG 대상 '기술보증기금'…우수 기관 11곳 선정
기술보증기금이 ‘2023년 대한민국 ESG 경영 혁신대상’ 대상(공공부문)의 영예를 안았다. 공기업 부문에 속한 기술보증기금은 E(환경), S(사회), G(지배구조) 부문별 점수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평가에서 종합 득점률 88.6%로 최고점을 기록했다. E 부문 96.0%, S 부문 85.5%, G 부문 91.0% 등 분야별로 고르게 고득점을 받은 것이 대상 수상의 비결이었다.

공공부문을 대표하는 ‘ESG 모범생’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경제신문은 2023년 12월 15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2023 대한민국 ESG경영 혁신대상’ 공공부문 시상식을 열고 기술보증기금 등 우수 기관 11곳을 시상했다. 이번 행사는 환경부의 후원을 받았다.

1차 사전 평가는 공기업 32곳과 준정부기관 55개 기관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시시스템 알리오에서 ESG와 관련해 18개(환경 7개, 사회 8개, 지배구조 3개) 공시 자료를 대상으로 글로벌 리포팅 이니셔티브(GRI) 등 글로벌 이니셔티브가 공개한 기준과 산업통상자원부의 K-ESG 가이드라인을 활용해 점수를 매겼다. 이 중 평균 점수 이상인 54개 기관을 선정해 2차 평가를 요청했고, 평가에 응하거나 평가를 직접 신청한 기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2차 본평가를 실시했다.

평가 결과 공공부문은 최근 3년간 평가에서 종합 득점률이 연평균 2.5% 향상되면서 전반적으로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특히 환경 부문의 경우 득점률이 연평균 3.7% 상승했고, 사회 부문과 지배구조 부문도 각각 1.4%, 2.7% 상승했다.

기술보증기금 ‘탄소가치 평가모델’ 개발

대상이자 환경부장관상을 받은 기술보증기금은 1989년에 설립한 기금 관리 준정부기관으로, 지금까지 누적 444조원의 보증을 지원하는 등 창업 생태계 조성과 중소기업 혁신 성장을 돕는 기술금융 선도 기관이다. 기술보증기금은 2021년을 ESG 경영 원년으로 선포하고 ‘중소기업과 함께하는 2030 기술보증기금 ESG 경영 추진계획’을 수립했다.

이후 평가 기술 사업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화폐가치로 환산하는 ‘탄소가치 평가모델(KCVM)’을 개발했고, 이를 이용해 2022년 녹색금융 지원을 6125억원까지 확대한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탄소중립 기업 지원을 통해 감축한 탄소는 연간 22만2640톤에 달한다. S 부문 성과도 탁월하다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평가다. 2022년 12월 개방형 기술혁신 플랫폼을 오픈해 공공연구소 공급 기술 약 86만 건을 확보했다. 매년 1500건 이상의 수요 기술을 발굴해 기업·연구기관·기술거래 기관 등에 제공했다.

도로공사, 2022년 역대 최저 탄소배출

공기업 부문에서는 한국도로공사가 2022년에 이어 최우수상을 받았다. 2022년 말 가로등 96%를 발광다이오드(LED)로 교체했고, 8개 터널의 사용 전력을 태양광으로 전환해 2021년 대비 4000만 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했다. 그 결과 2022년 역대 최저 탄소배출량을 달성하는 성과를 내며 최우수상을 받았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는 그랜드코리아레저도 종합 득점률 86.1%를 기록하며 수상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등 사회적 소외자 1600명 지원 등을 통해 4년 연속 ‘지역사회공헌인정제’ 인정 기관에 선정된 점을 평가받았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은 이사회에 공단 실정에 맞는 4개 소위원회를 신설했다. 비상임이사의 전문 분야와 경력을 고려한 배치, 부패방지·준법경영시스템 ISO37001 인증 등을 지렛대 삼아 종합 득점률 83.8%로 시상대에 올랐다.

KOTRA, 종합 득점률 86.8%

준정부기관 부문에서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종합 득점률 86.8%로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해 수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노동이사제를 도입하는 한편 ESG 경영을 내재화하기 위해 공사 및 부서 특성에 맞는 ESG 지표를 인사 핵심평가지수(KPI)에 반영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전국의 산업단지공단 65개를 지원·관리하는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입주 기업이 공동으로 활용하는 고효율 설비 지원으로 온실가스 3900톤을 감축하는 등 저탄소·그린산단 조성을 위해 노력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국제협력단과 한국자산관리공사도 각각 종합 득점률 83.4%, 81.7%를 얻어 공동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국제협력단은 S 부문에서 92.1%로, 전체 최고 득점률을 기록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채무 조정 지원을 통해 소상공인·자영업자 전용 채무조정제도를 최초로 신설하고 출범 3개월간 1만5000명에 대한 채무액 2조1000억원의 채무 조정을 신청해 채무액을 평균 63% 경감함으로써 소상공인·자영업자 재도약 기반을 마련한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해양진흥공사, 온실가스 6만3000톤 줄였다

기타 공공기관 부문에서는 한국해양진흥공사와 서민금융진흥원,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이 공동으로 최우수상을 받았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국내 해운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친환경 선박 혜택 확대, 친환경 설비 개량 등 친환경 신조 선박 확보 지원에 앞장섰다. 그 결과 친환경 선박 전환 지원 205억원 등 총 7188억원을 지원했고, 이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 효과 약 6만3000톤, 연간 탄소배출권 절감 효과 약 68억원의 기대 효과를 얻었다는 것이 평가단의 설명이다. 특히 해양수산부 산하 자체 감사기구 우수 사례로 선정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아 G 부문에서 100%의 득점률을 획득해 눈길을 끌었다. 서민금융진흥원은 서류 전자화 및 종이 없는 상담 창구를 구축하고, 이행 심사 1건당 소요되는 서류 35장을 모두 전자화해 종이 사용량 207.6만 장을 절약하는 데 성공했다.

이날 시상자로 참석한 임성준 환경부차관은 “ESG는 환경보호와 인권 증진 등 환경과 사회에 대한 의무를 고려하는 비즈니스 패러다임으로 변하고 있다”며 “공공기관이야말로 환경과 사회에 대한 ESG에 등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용희 한국경제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