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 총선·지선 투표 시작…부치치 정부 재신임 기로
발칸반도 국가 세르비아에서 17일(현지시간) 총선과 지방선거 투표가 동시에 시작됐다.

이번 총선에선 의회 250석을 두고 18개 정당과 연합이 경합을 벌인다.

지난해 4월 대선·총선을 함께 치른 지 20개월 만에 치러지는 이날 조기 총선은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의 재신임을 묻는 의미를 담고 있다.

부치치 대통령은 지난 5월 두 건의 총기 난사 사건 이후 정국 혼란이 계속되자 국면 전환을 위해 조기총선을 승부수로 던졌다.

당시 어린이 8명을 포함해 총 17명이 숨진 사건은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줬고, 수개월간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다.

시위대는 정부가 언론을 통해 증오 분위기를 조장하고 폭력을 미화했다고 비난했다.

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연 8%로 올라서는 등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점도 불만을 키웠다.

야당은 정부가 유권자 매수, 언론 자유 억압, 야권 대상 폭력, 부패, 조직범죄 연계 등의 의혹이 있다며 부치치 정부에 압박을 가했다.

부치치 대통령이 집권당인 세르비아혁신당(SNS) 대표직 사퇴를 발표했으나 국민의 분노를 잠재우긴 부족했다.

우파 포퓰리스트 정당인 SNS가 승리하면 부치치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 공고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여론조사에선 SNS의 지지율이 40%에 육박, 제1당을 차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친서방 성향의 중도 좌파인 야권은 '폭력에 반대하는 세르비아'라는 기치 아래 뭉쳤지만 지지율은 25%를 겨우 넘는 수준이다.

부치치 대통령은 2012년 SNS 대표에 취임한 뒤 부총리와 총리를 거쳐 2017년 대통령에 선출됐으며 지난해 재선됐다.

이번에 함께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선 수도 베오그라드를 포함한 65개 지역의 시장과 지방의원을 새로 뽑는다.

베오그라드에선 SNS가 고전할 것으로 보이며 만약 야권이 수도에서 승리할 경우 부치치 대통령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