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영장심사 앞두고 장외 신경전…'이재명 기각' 유창훈 부장판사 심리
검찰 "불법자금 전방위 사용"…송영길 "용납 어려운 비약"(종합)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송영길(60) 전 대표의 구속 여부가 이르면 18일 결정된다.

14일 서울중앙지법은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송 전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오는 18일 오전 10시 진행하기로 했다.

심리는 유창훈(사법연수원 29기)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맡았다.

유 부장판사는 앞서 돈봉투 사건으로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과 박용수 전 보좌관에 대해 "증거 인멸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무소속 이성만 의원에 대해선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지난 9월 백현동 의혹과 위증교사 혐의로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됐을 때는 "정당의 현직 대표로서 공적 감시와 비판의 대상인 점을 감안할 때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기각한 바 있다.

송 전 대표 구속 여부는 18일 밤이나 19일 새벽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에 따르면 송 전 대표는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3∼4월 총 6천650만원이 든 돈봉투가 민주당 국회의원, 지역본부장들에게 살포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2020년 1월∼2021년 12월 외곽 후원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문제 연구소'(먹사연)를 통해 7명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천3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이 중 4천만원은 송 전 대표가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으로부터 소각처리시설 인허가 청탁 대가로 받은 뇌물이라고 보고 검찰은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제3자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과 송 전 대표는 영장심사를 나흘 앞둔 이날 '장외 신경전'을 벌였다.

검찰 관계자는 "자신의 정치활동을 위해 공익법인 후원금 방식으로 유력 기업인들로부터 거액의 정치자금을 수수했을 뿐 아니라,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 거액을 살포한 매수 행위를 해 정당 활동의 민주성을 훼손한 중대 범죄"라며 "최고 수혜자이자 최종 책임자인 송 전 대표는 오히려 처벌을 모면하기 위해 증거를 은닉하고 증거인멸을 시도하고 있어 구속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후원금 납부에) 송 전 대표가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보고받은 사실이 확인됐다"며 "먹사연을 통해 수수한 모든 불법 정치자금이 송 전 대표 개인의 정치 활동과 경선 자금으로 전방위로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돈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해서도 "송 전 대표가 관여한 게 확인됐다"며 "정당법에도 당내 금품선거를 배제하기 위한 규정이 있고 처벌 규정도 있다.

그것을 잘 아는 법조인 출신 송 전 대표가 범행을 축소·은폐하려 왜곡된 발언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송 전 대표는 이날 유튜브 방송을 통해 "(먹사연의 취지에) 동의하는 기업인이 자발적인 후원금을 냈는데 그것이 나와 무슨 상관이냐"며 "뒷돈을 받은 것도 아니고 그 대가로 제게 청탁하거나 대가를 바란 것도 없다"고 검찰의 공소사실을 반박했다.

그는 "돈봉투 의혹 수사가 잘 안 풀리니 마치 제가 뒷돈으로 7억원을 받은 것처럼 오도돼 유감스럽다"며 "제가 7억원을 현금으로 받았으면 당연히 구속해야겠지만 먹사연 법인이 받은 걸 나를 지지하는 사람이 참여했다고 비약해서 연결한 것은 용납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먹사연에 들어온 금액 중 개인적으로 가져간 것도 없고 거기서 화환 하나 보낸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증거인멸 우려에 대해서도 "도주하지 않았고 100번 압수수색했는데 뭐 인멸할 게 남았느냐"며 "증거인멸도 검사 중심의 사고다.

정신병원에 갈 정도로 압박을 받은 먹사연 직원에게 안 좋은 일이 있을까 봐 체크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