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이온가속기 '라온' 내년부터 연구 활용…과제 공모 시작
1조 5천억원이 투입돼 '단군 이래 최대 기초과학 프로젝트'로 불리는 한국형 중이온 가속기 '라온'(RAON)을 활용한 연구가 내년부터 시작된다.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대전에 있는 기초과학연구원(IBS) 중이온 가속기연구소는 이날 내년도 라온 빔을 활용할 연구 과제에 대한 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다음 달 19일까지 접수된 과제를 대상으로 내년 3월께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활용프로그램자문위원회에서 최종 연구 과제를 선정하면, 5월부터 본격적으로 연구를 지원하게 된다.

한국형 중이온 가속기는 2010년 개념 설계를 시작해 2021년 12월 저에너지 구간 1단계 구축사업이 완료됐다.

지난 5월 23일 가속기 빔 시운전에 성공했으며, 현재 주요 장치 성능 최적화를 거치고 있다.

중이온 가속기는 수소이온(양성자)은 물론 그보다 무거운 중(重)이온들을 초전도 가속기로 가속해 빛의 속도에 근접할 정도로 엄청난 속도로 표적물질에 충돌시킬 수 있는 연구 설비다.

이를 통해 아직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새로운 희귀동위원소를 만들어내 그 성질을 연구할 수 있으며, 원자핵 구조를 규명하거나, 초신성과 우주 감마선에 관한 탐구 등에도 활용될 수 있다.

이날 연구소를 찾아 중이온 가속기 구축 현황을 살펴보고 연구진과 간담회를 한 조성경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중이온 가속기를 활용한 세계적 수준의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기초 핵물리 분야 국제공동연구가 이곳에서 상식적으로 일어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내년 본격적인 운영단계에서 빔 타임 확대 등을 통한 안정적인 연구가 수행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9월 한인식 IBS 희귀 핵 연구단장이 과학미디어아카데미에서 "중이온 가속기도 예산이 대폭 삭감돼 내년 6개월 이상 돌리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고 밝히는 등 연구개발(R&D) 예산 대폭 삭감 여파로 내년 라온을 활용한 연구 지원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당시 곧바로 "내년 중이온 가속기는 정상 운영 예정이고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과기정통부는 이날도 "(현재 구축된 저에너지 구간뿐 아니라) 중이온 가속기의 고에너지 가속구간에 대한 선행 R&D와 2단계 구축 사업도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