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장군 타일 전면 교체…"부적절 vs 너무 민감"
부산 광복로의 바닥에 이순신 장군이 그려진 타일이 깔리자 "이순신 장군을 밟고 다니는 것이 말이 되냐"며 논란이 이어졌고, 이에 시공 사흘 만에 타일이 교체됐다.

부산 중구는 지난 4일 용두산공원으로 향하는 광복로 에스컬레이터 출입구에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그린 바닥 타일을 설치했다. '광복로 일원 보행환경 개선사업'의 일환으로 여기에는 이순신 장군 동상을 포함한 용두산공원 전경이 그려졌다.

그러나 '이순신 장군을 그린 타일을 밟고 지나는 것이 적절한 것인가'라는 의견이 나오면서 논란이 됐다. 특히 많은 일본인이 방문하는 번화가라는 점에 일각에서 불만을 토로했다.

40대 김모씨는 "올라가는 계단이나 벽면에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담는 등 여러 방법을 생각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여행 온 일본인이 임진왜란 당시 왜적을 물리친 이순신 장군을 밟고 지나갈 생각을 하면 황당할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를 두고 지나친 민족주의라는 의견도 있었다. 30대 직장인 정모씨는 "타일은 타일에 불과할 뿐"이라며 "이순신 장군을 밟는다는 생각은 의도적으로 노력하지 않는 한 떠오르지 않는데 지나치게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중구는 시공 하루 만인 지난 5일 재검토에 들어가, 시공 사흘 만인 7일 이순신 장군의 모습이 담긴 타일을 전면 교체했다.

중구 관계자는 "당초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설치된 용두산공원의 전경을 널리 알리기 위해 제작한 타일인데 취지와 다르게 논란을 일으켜 죄송하다"며 "앞으로 사업을 추진할 때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는 것은 물론 역사의식을 적절히 반영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