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불만, 美지원 흔들…2년간 전쟁에 젤렌스키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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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반격' 성과 지지부진에 軍수장·키이우 시장 비판
美 군사지원안 발묶이며 젤렌스키 입지 더 축소 가능성 러시아에 맞서 항전을 이끌어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쟁 발발 만 2년의 문턱에서 정치적 위기를 맞이했다.
국내에서는 군부, 정치권과 마찰을 빚으며 지지세가 흔들리는 분위기인 데다 전쟁의 든든한 후원자 미국에서도 우크라이나 지원에 제동이 걸린 탓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화상 연설에서 "우크라이나는 오직 동맹에 의존하기만 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자국 안보를 확보한 후에는 이웃 국가 모두를 위한 안보 공여국이 되기를 열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1일 AP 통신과 인터뷰에서는 올 6월 개시한 반격 작전과 관련해 "우리는 더 신속한 결과를 원했고, 그 관점에서는 아쉽게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례적으로 시인하기도 했다.
지난 2년간 줄곧 확신에 찬 목소리로 승전을 자신하며 서방 동맹에 더 나은 무기를 신속하게 제공해달라고 촉구하던 것과 사뭇 온도차가 느껴진다.
이처럼 자세를 낮춘 배경은 최근 국내외 정치 환경의 변화라는 해석이 나온다.
먼저 우크라이나군이 '대공세'를 기대한 동남부 전선에서 수개월째 전황이 교착되면서 영토 탈환에 구체적인 성과를 내놓지 못한 영향이 크다.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이제 전쟁은 정적이고 소모적으로 싸우는 '진지전'이라는 새로운 단계로 움직이고 있다"며 전선이 고착하며 1차대전 방식의 참호전으로 흐를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미국과 유럽 각국에서 지원받은 최첨단 무기가 좀처럼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은 교착상태가 아니다"라고 즉각 부인했으나 그가 잘루즈니 총사령관을 해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여론은 더욱 악화했다.
이달 초 수도 키이우의 비탈리 클리치코 시장은 서방 매체 인터뷰에서 잘루즈니 총사령관의 발언을 두둔했다.
이어 우크라이나가 독재국가화하고 있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지를 잃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우크라이나에서 인기가 높은 정치인인 클리치코 시장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에 대한 사전 경고를 무시했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가 한 실수에 대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도 공세를 폈다.
만시지탄이지만 이번 전쟁의 원인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오판이었다는 주장이다.
페트로 포로셴코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군사지원 요청을 위해 폴란드와 미국에 가려다 정보당국에 가로막힌 일도 논란이 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야당 유럽연대당에 소속된 포로셴코 전 대통령은 지난 4일 한 인터뷰에서 "출국을 제지당했을 때 매우 놀랐고 충격을 받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그가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치적 라이벌이라고 소개했다.
서방의 군사지원과 자금줄마저 가로막히면 젤렌스키 대통령의 국내 지지는 더욱 위태로워 가능성이 크다.
미국 상원은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안을 포함한 1천105억 달러(약 145조원) 규모 지원안을 절차 표결에 올렸으나 부결됐다.
의회 다수당인 공화당이 자국 안보를 더 우선시하는 기조인 데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년 대선의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면서 우크라이나 지원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얼마 전에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이자 서방의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도 속한 불가리아와 헝가리 2개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 입장을 밝히면서 기류가 심상치 않다.
루멘 라데프 불가리아 대통령은 의회가 의결한 우크라이나에 장갑차를 공급하는 내용의 비준안에 거부권을 행사했고,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다가오는 EU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EU 회원국 확장 등의 안건을 제외할 것을 요구했다.
국제 정세의 여파로 잘루즈니 총사령관과 포로셴코 전 대통령 등 후보군이 부상하면 젤렌스키 대통령이 연기 방침을 밝힌 내년 3월 우크라이나 대선의 향배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연합뉴스
美 군사지원안 발묶이며 젤렌스키 입지 더 축소 가능성 러시아에 맞서 항전을 이끌어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쟁 발발 만 2년의 문턱에서 정치적 위기를 맞이했다.
국내에서는 군부, 정치권과 마찰을 빚으며 지지세가 흔들리는 분위기인 데다 전쟁의 든든한 후원자 미국에서도 우크라이나 지원에 제동이 걸린 탓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화상 연설에서 "우크라이나는 오직 동맹에 의존하기만 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자국 안보를 확보한 후에는 이웃 국가 모두를 위한 안보 공여국이 되기를 열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1일 AP 통신과 인터뷰에서는 올 6월 개시한 반격 작전과 관련해 "우리는 더 신속한 결과를 원했고, 그 관점에서는 아쉽게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례적으로 시인하기도 했다.
지난 2년간 줄곧 확신에 찬 목소리로 승전을 자신하며 서방 동맹에 더 나은 무기를 신속하게 제공해달라고 촉구하던 것과 사뭇 온도차가 느껴진다.
이처럼 자세를 낮춘 배경은 최근 국내외 정치 환경의 변화라는 해석이 나온다.
먼저 우크라이나군이 '대공세'를 기대한 동남부 전선에서 수개월째 전황이 교착되면서 영토 탈환에 구체적인 성과를 내놓지 못한 영향이 크다.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이제 전쟁은 정적이고 소모적으로 싸우는 '진지전'이라는 새로운 단계로 움직이고 있다"며 전선이 고착하며 1차대전 방식의 참호전으로 흐를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미국과 유럽 각국에서 지원받은 최첨단 무기가 좀처럼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은 교착상태가 아니다"라고 즉각 부인했으나 그가 잘루즈니 총사령관을 해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여론은 더욱 악화했다.
이달 초 수도 키이우의 비탈리 클리치코 시장은 서방 매체 인터뷰에서 잘루즈니 총사령관의 발언을 두둔했다.
이어 우크라이나가 독재국가화하고 있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지를 잃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우크라이나에서 인기가 높은 정치인인 클리치코 시장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에 대한 사전 경고를 무시했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가 한 실수에 대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도 공세를 폈다.
만시지탄이지만 이번 전쟁의 원인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오판이었다는 주장이다.
페트로 포로셴코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군사지원 요청을 위해 폴란드와 미국에 가려다 정보당국에 가로막힌 일도 논란이 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야당 유럽연대당에 소속된 포로셴코 전 대통령은 지난 4일 한 인터뷰에서 "출국을 제지당했을 때 매우 놀랐고 충격을 받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그가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치적 라이벌이라고 소개했다.
서방의 군사지원과 자금줄마저 가로막히면 젤렌스키 대통령의 국내 지지는 더욱 위태로워 가능성이 크다.
미국 상원은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안을 포함한 1천105억 달러(약 145조원) 규모 지원안을 절차 표결에 올렸으나 부결됐다.
의회 다수당인 공화당이 자국 안보를 더 우선시하는 기조인 데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년 대선의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면서 우크라이나 지원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얼마 전에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이자 서방의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도 속한 불가리아와 헝가리 2개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 입장을 밝히면서 기류가 심상치 않다.
루멘 라데프 불가리아 대통령은 의회가 의결한 우크라이나에 장갑차를 공급하는 내용의 비준안에 거부권을 행사했고,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다가오는 EU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EU 회원국 확장 등의 안건을 제외할 것을 요구했다.
국제 정세의 여파로 잘루즈니 총사령관과 포로셴코 전 대통령 등 후보군이 부상하면 젤렌스키 대통령이 연기 방침을 밝힌 내년 3월 우크라이나 대선의 향배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