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20개월 만에 4만달러 돌파…코인 관련주 일제히 상승 [나수지의 미나리]

비트코인 20개월만 4만달러 돌파

비트코인 20개월 만에 4만달러 돌파…코인 관련주 일제히 상승 [나수지의 미나리]
비트코인이 1년 8개월만에 개당 4만달러를 돌파했습니다. 4일(현지시간) 오전 11시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전 대비 3% 이상 오른 채 거래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최근 한 달 동안 18%, 올들어서는 148% 올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의 상승세에는 크게 네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이제는 정말 승인을 앞두고 있다는 기대 때문입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난주 비트코인 ETF를 신청한 블랙록과 그레이스케일을 잇따라 만났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어느 때보다 상장 승인 기대감이 커진 상황입니다. 시장에서는 아크 인베스트먼트가 신청한 비트코인 ETF의 최종 승인 기한일인 다음달 10일 이전 비트코인 ETF 상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 미국 연준의 긴축 종료 기대가 커진 것도 상승 원인으로 꼽힙니다. 11월 주식시장이 상승 랠리를 펼친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장기 보유 목적의 코인 투자자가 늘었다는 소식도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글래스노드는 지난달 17일 이후 14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3만7000개가 인출됐다고 집계했습니다. 잦은 매매 대신 코인은 개인 지갑에 코인을 담아두려는 수요입니다. 여지에 내년 4월 다가오는 비트코인 반감기도 투자 심리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공급량이 4년마다 절반으로 줄어드는데, 과거에는 이 때마다 비트코인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랠리를 펼쳐왔습니다.

비트코인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이 날 미국 증시에서 코인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비트코인을 많이 보유한 것으로 유명한 상장사인 마이크로 스트래티지, 가상자산 채굴 기업인 마라톤 디지털 등 암호화폐 관련주가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우버, S&P500 편입 기대에 상승

비트코인 20개월 만에 4만달러 돌파…코인 관련주 일제히 상승 [나수지의 미나리]
우버가 오는 18일부터 S&P500 지수에 편입된다는 소식에 오전 장 중 한 때 5%가까이 상승했습니다. 우버는 전자제품 제조업체 자빌, 주택건설기업 빌더스 퍼스트소스와 함께 S&P500 기업에 포함될 예정입니다. 실드에어 알래스카항공 솔라엣지는 반대로 S&P500에서 퇴출됩니다. 우버는 올 초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해 S&P500 편입 기준을 만족시켰습니다. 그간 S&P500에 포함되지 않은 기업 가운데 가장 시가총액이 컸기때문에 시장에서 지수 편입 기대감 역시 컸습니다. 다만 아직 높은 밸류에이션은 리스크 요인입니다. 우버의 12개월 선행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54배에 달합니다. 경쟁사인 리프트(25배)보다 두 배 이상 높은 밸류에이션입니다.

알래스카항공, 하와이안항공 인수

알래스카항공이 하와이안항공을 주당 18달러에 총 10억달러를 들여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인수가 완료되면 알래스카항공은 미국 5위 항공사로 도약하게 됩니다. 이 날 인수 소식에 알래스카항공과 하와이안항공 주가는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하와이안항공 주가는 인수가격인 18달러에는 미치지 못한 주당 14달러선에서 거래됐습니다. 시장에서 규제 당국이 합병을 반대할 가능성을 상당부분 지켜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4대 항공사가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소규모 항공사간 자유로운 경쟁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게 규제당국의 판단입니다. 이미 젯블루와 아메리칸항공의 합병이 무산된 적도 있습니다. 알래스카항공은 "양사의 노선 가운데 겹치는 부분은 12개 뿐"이라며 합병으로 인해 항공권 가격을 좌우할만한 시장지배력을 갖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뉴욕 = 나수지 특파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