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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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 앱을 통해 의도적으로 이성에게 호감을 산 뒤 금품을 요구하는 '로맨스 스캠'이 기승을 부리면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최근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의 전 연인 전청조도 소개팅 앱을 사용해 사기 행각을 벌였다는 주장 등이 나오면서 데이트 앱 사용 시 경각심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전반적으로 소개팅 앱 사용은 감소세를 보인다. 그나마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틴더 정도다. 글램, 위피 등 대부분 유사 앱 사용자 수는 줄어드는 분위기다.
출처=모바일인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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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와중에도 날마다 로맨스 스캠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소개팅 앱 사용자들이 10~30대인 만큼 피해자 연령층도 대부분 MZ(밀레니얼+Z)세대에 해당한다. 최근 전씨는 남씨와 교제했을 당시에도 데이팅 앱을 통해 접근한 한 남성에게 결혼을 약속하고 수천만원을 갈취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또 최근에는 결혼해 자녀까지 둔 40대 남성이 전직 의사, 경제학 박사라고 속이고 벤틀리 등 명품 스포츠카를 끄는 모습 등을 공개해 5억원이 넘는 돈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기소 되기도 했다.

국가정보원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로맨스 스캠 피해액은 92억2000만원에 육박한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2020년 이전까지만 해도 연간 10억원 미만 수준이었으나, 2021년에는 30억을 넘더니 지난해에는 40억원에 가깝게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이용자 스스로가 로맨스 스캠에 대한 인지도를 높일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개인 스스로가 판단 능력을 갖춰야 한다. 외로운 심리 상태로 데이팅 앱을 하더라도 과연 이 관계가 옳은지, 건전한지, 나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는지 등을 항상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데이팅 앱이 해외에 회사를 두는 경우가 많아 규제와 수사 등에 한계가 많다"면서 "사기 수법을 모르면 서서히 관계를 쌓아가면서 경계가 풀어지는 과정에서 이게 사기인지 아닌지 자체를 모른다. 개인이 더 경각심을 가지고 앱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달 발간한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 이용자 보호 강화 방안' 보고서를 통해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 주요 피해 유형을 ▲허위 계정을 기반으로 한 허위 광고 및 사기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를 통한 괴롭힘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정리했다.

보고서를 낸 박혜성 사회문화조사실 과학방송통신팀 입법조사관은 과제로 ▲본인 확인 의무화 ▲이용자에 대한 안전 고지 의무화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 자율규제 도입 등을 제시했다.

현재 로맨스 스캠은 일반 사기로 처벌하기 때문에 처벌 수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지난 2020년 8월 '다중 사기 범죄 방지법'이 발의됐으나, 아직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신현보/성진우 한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