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왼쪽)와 그의 전 연인 전청조. /사진=CBS, 채널A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왼쪽)와 그의 전 연인 전청조. /사진=CBS, 채널A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씨의 전 연인 전청조씨의 거주지였던 잠실 고급 레지던스 시그니엘이 3개월 단기 렌트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동부지검은 29일 전씨를 30억원대 사기 혐의, 공문서·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하며 이러한 내용을 밝혔다. 전씨는 지난해 4월부터 지난 10월까지 27명에게 30여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들은 대부분은 20~30대 사회 초년생이었다. 이들은 전씨처럼 '부자가 되는 법'을 배우기 위해 모였다. 전씨는 이들을 자신이 살고 있던 시그니엘 집에 초대하거나 렌트한 고급 슈퍼카에 태워주는 방식으로 현혹한 것으로 조사 결과 확인됐다.

그러나 전씨는 실제로 시그니엘의 소유권은 갖고 있지 않았다. 그는 월 3500만원에 3개월 단기 렌트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자신을 뉴욕 출신이라고 거짓말하거나 외국의 유명 의과대학을 졸업한 것처럼 학력을 속이기도 했다. 아울러 자신의 성별을 남자로 위장하기 위해 주민등록증 뒷자리가 1로 시작하도록 위조했다.

검찰은 전씨의 경호팀장 역할을 한 A씨도 공범으로 구속 기소했다. A씨도 전씨에게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해왔으나, 검찰은 그가 사기 자금을 자신의 계좌에 관리하고 자기 명의로 시그니엘과 슈퍼카 렌트를 해 전씨에게 제공하는 등 범행에 핵심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전씨에게 자신의 신용카드를 가입비 1000만원의 '블랙카드'처럼 보이도록 래핑해 제공하고 피해 금액 가운데 2억원을 챙긴 혐의도 받는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과 협의해 공범·여죄 관련 수사를 면밀하게 진행하고, 범죄수익은 끝까지 추적해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씨의 공범 의혹을 받는 남씨에 대해서도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 사건 중 남씨가 공범으로 고소된 사건은 3건으로, 피해액은 10억여원이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