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들의 포트폴리오

NRG에너지 지분 늘려 CEO 교체

6개월만에 주가 30% 상승
에너지 투자 늘렸지만 성과 없을듯
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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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사냥꾼’ 폴 싱어(사진)가 이끄는 엘리엇매니지먼트가 미국 전력회사 NRG에너지를 겨냥한 행동주의 투자에 성공했다. 본질과 무관한 인수합병(M&A)을 이유로 경영자를 교체하는 데 성공했고 이 기간 주가는 30% 넘게 올랐다.

○“10년 간 최악의 거래” 공격한 폴싱어

엘리엇이 지난 14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SEC)에 제출한 공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3분기 29억2520만달러(약 3조8000억원) 규모의 NRG에너지 주식 759만주를 추가 매입했다. NRG에너지 지분의 총 4.8%를 확보한 것이다.

이는 NRG에너지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엘리엇은 지난 5월부터 NRG에너지의 경영권 에 개입하 기 시작했다. NRG에너지가 지난 3월 회사의 본업과 거리가 먼 스마트홈 제작업체인 비 빈트를 인수합병( M&A)한 게 무리수였다고 주장하면서다. 엘리엇은 이를 “지난 10년 간 전력 및 유틸리티 부문에서 최악의 거래 ”라고 혹평하며 마우리치오 구티에레즈 CEO를 교체하라고 요구했다.

결국 NRG에너지는 지난 20일 구티에레즈 CEO의 사임을 발표하며 백기투항했다. 구티에레즈 CEO는 6년 전 엘리엇과의 위임장 대결 끝에 물러난 뒤 또 한 번 패배를 맛봤다. NRG에너지 새 이사진에는 엘리엇 측 인사 4명이 새로 합류했다. 지난 21일 NRG에너지 주가는 6개월 전보다 32.82% 상승한 45.2달러에 거래됐다.

○에너지·바이오 늘리고 항공주 팔아

엘리엇은 3분기 에너지·바이오 부문 투자를 대폭 확대했다.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에너지선별섹터SDPR펀드(XLE)가 차지하는 비중은 5%에서 12.24%로 늘어났다.추가 매입 규모는 9억9095만달러(약 1조2350억원)에 달한다. 반에크 오일서비스 상장지수펀드(ETF)도 2억4152만달러(약 3142억원) 더 담았다.

다만 에너지 부문 투자로 수익을 거두지는 못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기간 국제 유가가 중국 수요 부진 등의 영향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엑슨모빌, 쉐브론 등 석유기업들로 구성된 XLE는 지난 21일 3개월 전보다 4.11% 하락한 84.62달러에 거래됐다.

엘리엇은 바이오 부문 투자도 확대했다. 포트폴리오에서 아이셰어 바이오테크놀로지 ETF(IBB) 비중을 0.51%에서 4.37%로 늘렸다. 5억867만달러(약 6620억원) 규모다. 글로벌 3대 의약품위탁생산업체(CDMO)로 꼽히는 카탈란트 주식도 18억2120만달러 신규 매입했다.

엘리엇이 지난 3분기에 매도한 종목으로는 미국 항공우주 대표종목 하우멧에어로스페이스가 눈에 띈다. 보유 주식 1709만주 중 68%를 정리해 5억3906만달러(약 7000억원)를 현금으로 확보했다. 나스닥100 인덱스ETF(QQQ)는 2분기 연속 팔아치웠다. 갖고 있던 QQQ 100만주 중 16.6%만 남기고 팔아 2억9894만달러(약 3895억원)를 현금으로 전환했다. 미국 리츠(REITS)에 투자하는 뱅가드리얼이스테이트 ETF와 바이오의약품 임상시험수탁기업(CRO)인 시네오스헬스도 매도 상위 5개 종목에 들었다.

전체 포트폴리오에서는 에너지 부문 비중이 40.12%로 가장 컸다. 전 분기 대비 4.42%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유틸리티 및 원격통신 부문이 5.69%, 헬스케어가 4.79%, 산업 부문이 4.14%로 뒤를 이었다. 기타 종목은 23.88%에 달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