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심공판 끝난 이재용…첫 행보는 유럽사업 점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이 지난 17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결심공판 이후 첫 대외 행보로 ‘유럽 출장’을 택했다. 스마트폰·TV·가전의 핵심 시장이자 반도체·전장(자동차 전자장치) 협력사가 몰려 있는 유럽에서 미래 사업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관련 막판 총력전에 힘을 보태기 위한 목적도 있다.

19일 산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유럽으로 출국했다. 17일 결심 공판에 출석한 이후 이 회장의 첫 번째 공식 행보다.

이 회장의 유럽 출장 첫 행선지는 영국 런던이다. 런던에는 삼성전자에서 완제품(세트)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의 유럽 거점인 ‘구주총괄’이 있다. 삼성전자는 유럽 스마트폰과 TV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구주총괄 임직원들로부터 유럽 시장 상황을 보고받고 신사업 추진 방안 등을 모색할 계획이다. 오는 22일부턴 영국경제사절단 일원으로서 현지에서 열리는 ‘한·영 비즈니스 포럼’ 등에 참가해 현지 네트워크를 강화한다.

23~24일께엔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부산 엑스포 유치 지원에 나선다. 이 회장은 지난 8일에도 남태평양 쿡 제도에서 열린 ‘태평양도서국포럼(PIF) 정상회의’ 현장에서 엑스포 유치 활동을 펼칠 정도로 부산 엑스포 홍보 지원에 열정을 보이고 있다.

다음달 중순엔 경제사절단으로 네덜란드를 방문한다.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ASML, 자동차용 반도체 협력사 NXP 등 현지의 주요 반도체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잇달아 회동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이 회장의 미래 경영, 책임 경영 행보에 속도가 붙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회장은 17일 결심공판 최후진술을 통해 “역량을 온전히 앞으로 나가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